[문화] 실험극 `나는 고백한다' 28일 유어시어터서 개막
기사입력 2000년 01월 26일 13시 19분
`실험극이라면 이제 지겹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제대로 된 실험' 또한 많지는 않다.
@28일 서울 유시어터에 개막하는 `나는 고백한다'(김광림 작,연출)는 인물과 플롯을 걷어내고 대신 갖가지 상징을 통해 삶의 조각들을 묘사하는 독특한 실험극이다.
배우들이 걸어다니는 평균대는 삶의 위태로움을 뜻하고, 대사들은 툭툭 허공에 던져진다. 배우들의 몸짓연기 또한 상징성을 지닌 기호 역할을 한다. 언뜻 난해해 보이지만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고백이다.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으면 무조건 눈을 감습니다', `남편이고 아이고 다 버리고 훨훨 날아가고 싶습니다', `밤길을 걷는 여자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도망쳤습니다'….
일정한 줄거리는 없지만 개인이 일상적 삶을 살면서 저지를 수 있는 수많은 잘못들을 고백하는 형식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카타르시스, 마음의 정화(淨化)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광림교수가 4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영화배우 이혜은이 오랜만에 연극무대에 서고 황택하 문형주가 공연한다. 동작지도는 마임이스트 남긍호. 3월5일까지. (02)3444-0651
[김형중 기자 h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