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희] 시트콤-토크쇼 못말리는 폭소 전령사
기사입력 2000년 01월 26일 13시 19분
`양파' 같은 여자?
탤런트 김원희(28).
털털한 모습이 전부같지만 알면 알수록 다른 모습이다.
드라마 속에서의 연기변신과 실제 생활이 모두 그렇다.
일단 취미부터가 극과 극이다. 요즘엔 DDR에 푹 빠졌다. 집에서 틈만 나면 길길이 뛴다.
하지만 녹화장에 가보면 영락없이 조신한 처녀. 다소곳이 앉아 뜨개질에 집중하고 있다. 올 겨울에만 벌써 휴대폰 커버 세개, 1m짜리 목도리 한개를 떴다. 코디네이터와 매니저 일을 봐주는 형부의 눈에 초승달을 그려놨다.
작년 SBS 드라마 `퀸'에서는 스킨 스쿠버, 스쿼시, 비행기 조종 등을 즐기는 선머슴 같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사실은 겁이 많은데 워낙 털털하게 보여 제작진이 대역을 붙여주지 않았다는 게 뒤늦은 고생담이다.
하지만 최근 김원희는 TV에서 웃기고 웃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스스로도 웃다가 입에 쥐가 날 지경이란다.
SBS `LA 아리랑', 인천방송의 `손창민 김원희의 3일간의 사랑'.
시트콤인 `LA 아리랑'에서는 김찬우의 연인. 주현-박원숙부부에게 얹혀 사는 백수로 요절복통 웃음을 선사한다. 웃음을 못참는 김원희때문에 NG가 셀수도 없다. 20번이나 NG가 난 적도 있다.
MC를 맡고 있는 `3일간의 사랑'도 마찬가지. 썰렁한 유부남 손창민과 김원희의 순발력이 `폭탄웃음'의 뇌관이다.
"일하러 방송국에 가는게 아니라 스트레스 풀러가요."
근심이 없다 보니 살이 쑥쑥 오른단다. 1m68의 키에 평소보다 3kg 정도 늘어 최근엔 50kg. 통통한 모습이 보기 좋다는 말에 김원희는 허리띠 풀고 마구 먹어댄다. (김원희는 육식 선호가다)
그런데 집에 오면 녹화때보다 더 웃는다.
언니 한 명에 여동생 둘과 막내 남동생이 있는데 `딸 부잣집'의 분위기가 시트콤 그 자체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방송해도 될 정도란다.
개방적인 집안 분위기여서 아예 `내숭'이란걸 모르고 자랐다.
심지어 TV에서 무심결에 7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인이 아닌 남자친구의 처지가 곤란하게 돼 후회는 했지만 그녀의 화통한 성격의 단면을 나타내주는 대목이었다.
"결혼요? 3년 안엔 계획없어요. 아직 할일이 많은 걸요."
김원희는 최근 빨강머리 염색을 했다가 급히 노랑머리로 바꿨다.
"가뜩이나 섹시한데 너무 선정적이래요. "
새 드라마 출연을 준비중이지만 이제는 파격적인 변신보단 의욕적으로 연기할수 있는 역이라면 `OK'다.
김원희는 나이 한살 더먹어 원통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새해들어 훨씬 달라진 그녀의 `성숙미'에 공감한다.
[이유현 기자 you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