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탁] 폭발적 가창력 지닌 여성로커
기사입력 2000년 01월 25일 14시 16분
`문탁씨!'하고 불렀다가 흘낏 눈치를 받았다. 이름이 `문탁'이 아니라, `탁'이란다.
국내 유일무이한 여성 정통로커 `서문탁'(22). 그러고 보니 `수호지'에 서문 경이 있었다. 본명이 이수진인데, 너무 여성스럽고 흔한 것 같아 `강렬하게' 서문탁으로 정했고 목소리가 탁해 `탁'으로 작명했다고 한다.
그녀의 록발라드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이 신나라레코드 가요차트에서 1월 세째주 22위다. 믿을만한 음반판매 집계이고, 또 기라성같은 조성모 유승준 H.O.T 엄정화 김건모 등 톱가수들을 앞에 둔 만큼 이정도면 가히 `폭발적'.
히트곡 `사랑…'은 `사랑없는 삶은 곧 죽음'이라는 가사의 내용도 절절하지만, 단연 그녀의 폭넓은 음역대가 빛난다. 7∼8년전 `왓쯔 업(What's Up)'으로 가슴을 후빈 `포 넌 블론즈'처럼 노래는 롤러코스터처럼 아찔한 고공을 곡예하다가, 저음으로 와선 잔잔하게 노를 젓는다.
실은 이 `왓쯔 업'이 그녀의 단골넘버. 콘서트에서 그녀는 레드 제플린이나 콰이어트 라이옷의 하드록도 부르지만 셀린 디옹의 발라드도 부른다. 로커로서의 기본기다.
지난 22일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출연, 그녀는 예정된 2곡 외에 2곡을 더 불렀다. `비방용 뒷풀이'로 이어진 그녀의 신들린 노래에 방청객의 반응은 `과연'이었다.
3월 고려대 사회학과 2학년을 2년만에 복학한다. 1학년말 여동생을 위해 학비를 양보했기 때문. 대신 신문배달 과일장사 등 닥치는대로 일했고, 고진감래 1집을 성공시켰다.
인터뷰끝, 악수를 청했더니 손이 따뜻하다. 무대의 카리스마적 열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몸은 여자, 목소리는 남자같아서 별명을 `아슈라(반남반녀)'로 정했다는 서문탁은 내달 말부터 4월까지 전국 투어콘서트를 계획해 놓았다.
[이준형 기자 roc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