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결사 항진 '시민단체와 연계 KBO 맞서겠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25일 12시 04분
끝까지 간다.
현대의 집단 서명철회로 최대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선수협 대변인인 강병규(두산)는 "KBO와 구단이 선수협 해체를 위해 선수들에게 온갖 회유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면서 "선수협의 순수성을 인정받기 위해 마지막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비장한 결의를 다졌다.
초대회장을 맡은 송진우(한화)는 "구단의 회유로 회원들이 모두 탈퇴를 하더라도 한국프로야구 발전의 초석이 된다는 심정으로 끝까지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KBO와의 대화채널을 모색하던 선수협이 돌연 강경론으로 돌아선 데는 지난 24일 사장단 간담회에서 `선수협 선 해체 후 대화'의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고, KBO가 선수협을 압박하기 위해 이날 김기태 이승엽(이상 삼성) 이호성(해태) 김태형(두산) 조경택(한화) 등의 합동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에 배신감을 느낀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기태 이승엽 이호성 김태형 조경택 등은 기자회견에서 선수협 결성을 주도한 기획단의 도덕성을 문제삼으면서 순수성을 잃은 선수협은 의미가 없다고 거세게 비난을 했었다.
결사항전의 첫단계로 선수협은 시민단체와 연계, KBO와의 대결구도를 사회문제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선수협 결성에 자문을 맡은 권시형 전국민회의 문화체육정책자문위원은 "민주노총과 경실련 등이 공개적으로 선수협 지지를 표명했다"면서 "다른 시민단체들도 KBO와 구단의 전횡에 맥없이 무너지는 선수들을 옹호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국프로야구 선수노조와 일본 선수회와의 공조도 검토하고 있다.
선수협은 또 구단이 해외전지훈련에 참가시키지 않더라도 개별적으로 훈련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방출이나 연봉지급 중단사태가 벌어질 것에 대비해 자문위원단을 비롯 법조계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 법정투쟁도 다짐하고 있다.
[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