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선수협 실체 인정 못해'
기사입력 2000년 01월 25일 01시 27분
24일 오전 9시 서울 도곡동 KBO 총재실에서 열린 사장단 간담회에서는 선수협의회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며, 선수협 미가입 선수들로 올 시즌을 치른다고 결정했다.
사장단은 "선수협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는 제3세력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고 규정하고, "선수협을 해체하고 제3세력을 배제시킨다면 KBO는 각 구단 선수대표들과 정례적인 대화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또 "프로야구를 그만 두겠다"던 종래의 방침에서 후퇴, "선수협에 가입하지 않은 선수들로 시즌을 치를 것"이라는 점을 새롭게 밝혀 불안정한 신분을 염려하는 선수들에 대한 회유책도 내놓았다. 선수협 가입선수중 탈퇴하는 선수에게는 모든 것을 불문에 부치고, 선수신분에 문제가 없도록 최대한 관용을 베푼다는 점도 여전히 강조했다.
하지만 선수협은 "KBO가 근거없는 유언비어로 협의회의 정당성을 침해하고 있다"며 앞으로 총회를 거쳐 문화관광부에 사단법인 등록, 계속해서 회원수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KBO는 이날 오후 선수협에 가입하지 않은 삼성의 김기태와 이승엽, 해태 이호성, 두산 김태형, 한화 조경택을 KBO 기자실로 안내, 미가입 배경을 설명하도록 하는 등 `우회적인 선수협 와해공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선수협 가입선수들을 자유계약선수(FA)로 풀겠다는 이사회 방침을 전해들은 요미우리와 주니치 등 일본구단들이 정민태(현대．선수협 가입) 구대성(한화) 임창용(삼성．이상 선수협 미가입) 등 슈퍼스타급들의 영입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타진하고 있어 선수협 파문을 자칫 국제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창세기자 ulsub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