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호시노감독 '1군제외' 발언 파문
기사입력 2000년 01월 24일 12시 08분
"리(이종범의 애칭)를 시드니올림픽 기간에만 출전시키겠다."
주니치의 호시노 감독이 감정적인 어투로 이종범(30)을 사실상 1군에서 제외시키겠다는 발언을 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호시노 감독은 지난 23일 나고야시내의 호텔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종범이 시즌뒤인 지난 11월 가을 캠프 참가를 거부했다. 캠프에서 훈련을 계속했어도 새용병을 스카우트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자업자득 아니야"며 열혈남아다운(?) 강한 어투로 이종범을 몰아세웠다.
결국 작년 타율 2할9푼7리, 36홈런을 기록했던 기존의 고메스(푸에르토리코)와 새 외국인 선수 닐슨 두명을 1군 붙박이로 기용하겠다는 것.
이종범에게는 2개월전 사전 양해를 구한뒤 참가하지 않았던 가을 캠프건이 `항명죄'로 적용된 셈이다.
올림픽 기간 동안의 한시 출전이라는 의미는 메이저리그 밀워키 블로워스 출신의 강타자 닐슨의 영입과 맞물려있다.
닐슨은 오는 9월 시드니올림픽에서 고국인 호주 대표로 뛴다는 조건을 달아 최근 주니치와 1년 계약을 했다.
호시노 감독의 말대로라면 이종범은 2주간의 올림픽 기간을 포함해 3∼4주 정도만 1군 선수가 된다.
닐슨의 기량이 검증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일본에서의 적응 여부를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상태여서 호시노 감독의 `전력 제외' 발언에 고개가 갸웃거려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구단측에서는 이토 대표와 고다마 운영부장 등 고위 관계자들이 `이종범 달래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참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종범은 작년 시즌이 끝난뒤 1군의 신예들과 1.5군 선수들이 참가하는 구라시키의 가을캠프 참가 권유를 받았지만 "휴식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뒤 자율훈련을 했었다.
새삼스럽게 과거 일을 들어 새출발에 대한 각오를 보이고 있는 이종범을 궁지로 몰아붙인 호시노 감독의 속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js2000＠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