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허재, 압박붕대 투혼…팀 3연패 끊었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24일 00시 41분
3쿼터 종료 1분13초전. 허 재는 왼손을 부여잡은채 코트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인대가 끊어져 테이핑한 왼쪽 새끼손가락을 다시 부딪친 통증으로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졌다.
벤치로 물러났던 허 재는 팀이 위기에 놓인 4쿼터 막판 어깨에 걸쳤던 타월을 내려놓고 다시 코트에 섰다. 몸을 사리지않고 부지런히 골밑을 헤집었고 종료 12초전 천금같은 가로채기에 이은 레이업으로 팀의 3연패 사슬을 끊었다. 만신창이로 뛴 97∼98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연상시키는 투혼이었다. 종료버저가 울리자 허 재는 두팔을 번쩍 치켜들고 팬들의 환호를 만끽했다.
`그가 코트에 서면 농구는 예술이 된다.' 그의 팬클럽이 체육관에 붙여놓은 플래카드 문구는 결코 과찬이 아니었다.
－종료 1분여전 코트에 들어갔을때의 심정은.
▲오늘까지 지면 (팀분위기가) 살아날 방법이 없었다. 공격 욕심보다 신기성과 양경민의 3점슛 찬스를 만들어주기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헌터의 볼을 가로챈 게 승인이 됐는데.
▲헌터가 장난하듯 드리블했고 주위에 삼성 선수들이 없어 패스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
－손가락은 수술하지 않고 올시즌을 마칠 생각인가.
▲수술하면 남은 경기를 포기해야 한다. 시즌 종료후 수술을 받게 되면 손가락이 펴지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어쩔수 없다.
[잠실＝김미연 기자 ibiza＠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