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음지의 기획단 '햇빛속으로'
기사입력 2000년 01월 24일 00시 40분
꼭꼭 숨어있던 `배후의 그림자'가 드디어 햇빛속으로 걸어나왔다.
선수협 출범 이전 기획단으로 알려졌고, 갓탄생한 선수협의 자문위원단으로 옷을 갈아입은 5명의 보통사람. 23일 선수협 임시총회장에 나타나 첫 기자회견을 가진 이들은 무성했던 소문과 달리 에이전트 소속 직원 등의 `의심스런' 프로필은 갖고 있지 않았다.
"선수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할수 있도록 체육 법조 회계학계 등에서 골고루 모였다"고 자부하는 화려한 인선. 황대현 성민섭 변호사, 서울대 나영일교수(체육교육), 국민대 이재경교수(회계학), 국민회의 정책전문위원 권시형박사.
지난해 11월 한일 슈퍼게임 기간중 선수들의 뜻을 확인한 해태 양준혁이 후배를 통해 만난 권박사에게 프로야구 선수들의 현실에 관해 자문을 얻은 것이 만남의 시초가 됐다. 권박사는 "선수들이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호받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도와줄 방법을 찾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 권박사는 12월까지 국민회의 공정거래위 김병곤 전문위원 등에게 구체적인 자문을 얻었고, 당시 KBO 최영언사무총장과도 만나 불평등한 정관 등에 대해 논의했다. 물밑작업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12월말부터 본격적인 선수들과의 대화가 시작됐고, 권박사는 다양한 분야의 자문에 응해줄 전문가들을 모으게 됐다.
자문단은 기자회견에서 "선수협의 운영기조와 행동방향은 모두 선수들이 정한다"고 못박고 "자문단은 선수들의 질문에 답해주고 고민해주는 역할만 할뿐"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전신으로 억측되는 선수협의 성격에 대해 성변호사는 "구단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이사회와 구단주총회 등처럼 선수단간 이해를 논의하고 조정하는 단체가 필요했다"고 순수한 의도를 강조했다. 자문단은 한동안 떠돌았던 특정 에이전트사와의 관계, 언론계 인사 참여 등은 모두 부인했다.
[이승민 기자 cjminni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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