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쉬리'] 일류 영화관앞 관객-보도진 몰려 법석
기사입력 2000년 01월 23일 14시 58분
역시 `쉬리'는 일본을 강타한 폭풍이었다.
지난 22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시부야 전철역 앞 판테온 극장엔 아침 일찍 부터 `쉬리'를 보기 위해 몰려든 보도진과 관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000여석의 자리는 이미 매진됐고, 미처 표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극장 밖에서 서성이며 오후 1시 50분부터 시작되는 2회 상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판테온 극장은 주로 할리우드 영화를 상영해왔던 곳으로, 이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 자체가 일류 영화임을 보증받은 거나 마찬가지.
7개월동안 `쉬리'의 선전비로 200만달러가 들어갔다. 밤낮없이 예고편을 방송, TV 광고비만도 1억엔이 소요됐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100만명 이상이 조회를 했다. 마지막 주엔 하루 7∼10만회의 조회가 들어오기도 했다. 또한 시사회에도 2200명이 몰려들어 `쉬리'에 대한 일본 열도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서편제'에 이어 `쉬리'를 수입, 개봉한 씨네 콰논 대표 이봉우씨는 "2회까지 모두 2500명이 관람했다"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일본에서 150만명은 너끈히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1회 상영이 끝난 후 진행된 강제규 감독과 배우 최민식의 무대인사엔 TV 6개사, 신문, 주간지, 잡지 등 모두 40여개사 100여명 기자가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무대인사에서 강제규 감독은 "한일간의 벽을 `쉬리'를 통해 허물었으면 한다"고 밝혔고, 취민식은 "`쉬리'를 통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객석 맨 앞줄에는 `최민식씨 사랑해요!' 등 서투른 한글로 플래카드를 만들어 온 일본팬들이 있는가 하면 서울에서 네번, 일본 시사회에서 두번을 보고 일곱번째 `쉬리'를 보기 위해 왔다는 학원 강사 우에다 마사회로씨 같은 마니아도 있었다.
`스포츠 니폰'의 영화담당기자 유타 기코씨는 "사랑과 우정의 스토리를 완벽하게 엮어낸 각본, 액션, 영상 감각이 잘 녹아난 역작이다. 솔직히 한국 영화가 이렇게 수준이 높은 줄은 몰랐다. 일본 영화와는 비교도 안된다"고 평했다. [도쿄＝유재순(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