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구원 10승 자신있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23일 14시 22분
`공격적인 투구로 메이저리그 구원 10승에 도전한다.'
`야생마' 이상훈(29．보스턴 레드삭스)이 구원 투수로 최다승을 거둔 것은 지난 97년의 10승이었다. 37세이브에 10구원승으로 당시로서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 기록을 세우며 겁없는 해결사로 자리잡았다.
올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이상훈의 보직은 중간 계투겸 상황에 따른 마무리 투수. 본인이 제실력만 발휘한다면 10승 고지도 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한시즌이 162게임이나 되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보통 선발진이 60-70승을 책임지고 구원진은 팀 전력에 따라 20-30승을 책임진다. 워낙 타력이 좋은 보스턴은 외야수 칼 에버렛 등을 보강해 파괴력이 더욱 강해졌고, 올시즌 100승을 노릴만한 전력이라 구원 투수들에게 돌아올 승리의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스턴의 혹한 속에서도 체력 단련에 여념이 없는 이상훈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투수는 결국 마음에 달렸다"며 "공격적인 투구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훈은 "늘 그래왔듯이 직구 위주의 강공을 펼칠 것이며 적재적소마다 변화구도 자신있게 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이 구사하는 구질은 5가지. 직구와 반포크볼, 싱커, 커브를 변형한 슬러브, 그리고 체인지업이다. 그중 직구와 슬러브는 어떤 상황에서도 던져댈 자신이 있고, 싱커는 유인구로, 그리고 체인지업과 포크볼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느린 변화구로 사용한다.
"투수(성공의 열쇠)는 배짱이다"라고 말한 이상훈은 "마운드에 오르면 어떤 투수가 떨리지 않겠는가. 그러나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상대할 뿐이다. 야구는 어디서도 야구일 뿐이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용병들을 상대해본 경험도 그의 자신감을 북돋워준다.
메이저리그 첫해에 구원 10승, 높기는 하지만 결코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보스턴(미국 매사추세츠주)＝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