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미-일 선수 노조 역사
기사입력 2000년 01월 22일 01시 33분
일본프로야구는 70년대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민주화열풍을 등에 업고 출범 44년만인 지난 80년 `일본프로야구선수회'란 선수들만의 조직을 발족시켰다.
선수회는 태동 당시 구단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긴 했지만 의외로 짧은 시간에 제자리를 찾아나갔고, 구단 역시 점차 적대적인 감정을 누끄러뜨리고 `파트너'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83년 롯데 다카하시가 일방적인 해고를 당한 이후 선수들은 친목모임만으로는 구단과의 분쟁해결에 한계가 있음을 자각하기 시작했고, 85년 마침내 `일본프로야구 선수회 노동조합'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단체협상권을 갖게 된 선수노조는 지난 93년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기위한 활동기간을 10년에서 9년으로 줄이게 하는 등 본격적으로 권리찾기에 나섰다.
현재의 노조는 일본 구단 특유의 고압적인 분위기에 눌려 그만큼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는 못한 상태다.
최근 노조는 `대리인 제도'의 도입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현행 일본 규약상 대리인에 대한 금지규정은 없으나 구단들이 관행상 허용을 않고 있다.
노조위원장은 작년 9월 잠실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일본 대표로도 참석했던 야쿠르트 포수 후루타(35)가 맡고 있다. "감독보다 후루타의 말이 더 영향력이 있다"는 일부의 평가처럼, 타팀 선수들에게까지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올림픽 출전 기간을 프로활동일수에 포함시키게 한 것도 후루타의 작품이다. 후루타는 지난 92년 야쿠르트 구단에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대리인'의 인정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팀으로부터 거부당했다.
[김우석 기자 kwooseok＠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의 선수조직의 출발은 10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5년 선수들이 강력한 힘을 지닌 구단에 대항하기 위해 `프로야구 선수동맹'을 만든 것이 시초.
그후 몇차례 선수들의 이익단체가 만들어졌으나 흐지부지됐고, 2차대전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강력한 선수조직이 등장했다.
46년 `아메리칸 베이스볼 길드'가 조직돼 연봉하한제와 연금제가 도입됐고, 53년엔 선수노조(the Majorleague Players Association)가 결성됐다.
선수노조가 오늘날과 같은 힘을 가지게 된 것은 66년 철강노조 출신의 쟁의 전문가 마빈 밀러를 대표로 영입하면서부터. 노조는 구단주와 동등한 발언권을 갖는 강력한 단체로 탈바꿈했고 이에 따라 선수들의 연봉도 천문학적인 액수로 뛰었다.
80년대에 들어서 관중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구단과 노조는 자기 몫을 늘리기 위해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81년엔 50일간의 파업이 발생했고, 최근엔 지난 94년 선수 연금 기금 지급을 둘러싸고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다. 당시 미국 의회는 물론 클린턴대통령까지 중재에 나섰으나 결국 월드시리즈가 무산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인해 노사양측은 110억달러의 금전적 손실을 입었고, 메이저리그는 이후 인터리그제를 도입하는 등 등돌린 야구팬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갑절의 노력을 펼쳐야 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