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연습경기 프로심판들 '구단접대 사양'
기사입력 2000년 01월 21일 15시 21분
올해부터 프로축구판에서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연습경기도 실전과 같이 프로연맹 소속 심판 3명이 투입된다. 지난해까지 연습경기에는 고교 코치나 관계자, 심지어는 선수가 휘슬을 잡기도 했었다. 그러다 보니 경기 진행이 매끄럽지 못해 훈련효과가 떨어진데다 심판도 시즌전에 `연습'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올해부터 연맹소속 심판 25명이 번갈아 연습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자 새 풍속도가 생겨났다. `오이밭에선 신발끈을 고쳐매지 마라'는 말대로 심판들의 행동이 조심스러워진 것.
20일 거제도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대구대의 연습경기를 참관한 이풍길 심판위원장은 안기헌 부단장에게 "오늘 뛴 심판 3명에 대해 구단에서 어떤 대우를 해주느냐?"고 물었다. "출전수당 5만원 외에 숙식을 제공한다"는 대답에 이위원장은 대뜸 "숙박비는 구단 부담이 아니니 심판들이 내게 하라"고 당부했다.
10개 구단 사무국장회의에서 결정한 것은 게임당 5만원의 출전수당이 전부인데 규정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대우를 받아 괜히 오해 사는 걸 피하자는 얘기다.
"연습경기 심판 처우에 관해 확실히 선을 그어 10개 구단에 공문을 띄워주면 그대로 시행하겠다"는 안부단장의 말을 들은 이위원장은 "차나 한잔 하고 가시라"는 만류도 뿌리치고 승용차에 올랐다.
[거제도＝박진형 기자 jin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