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캣츠'] 무대장치 - 개성연기 하모니
기사입력 2000년 01월 21일 14시 39분
지난 81년 런던에서 초연된 뮤지컬 `캣츠'가 지난해까지 올린 총수입은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 `오페라의 유령'에 이은 역대 2위의 기록이다.
이렇게 `캣츠'가 대성공을 거두며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는 것은 이전까지의 뮤지컬과는 다른, 새로운 무대를 창조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스펙터클한 무대 메커니즘, `메모리'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뮤지컬넘버, 현란한 춤, 시로 이루어진 대사, 의인화된 고양이들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 등 내용과 형식이 하나의 `예술적인 쇼'로 조화를 이루었기에 가능했다.
뮤지컬컴퍼니 대중이 호암아트홀에서 공연중인 `캣츠'는 오리지널의 이런 미덕을 몇가지 기술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객석에 전달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은은한 달빛 아래 신비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도시의 쓰레기장, 형형색색의 의상과 분장을 한 고양이들, 무대 뒷면이 내려오면서 해적선으로 변하는 장면, 그리자벨라가 폐타이어를 타고 하늘로 승천하는 장면 등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볼거리로 시선을 끌었다.
젊은 배우들의 연기 또한 신선했다. 맑은 목소리로 `메모리'를 열창한 `그리자벨라' 역의 최주희는 장내를 압도했고, 선지자 `듀터라노미'를 굵직한 톤으로 소화한 김법래와 사회자 고양이 임춘길, 바람둥이 고양이 황정민 등은 독특한 개성으로 무대를 풍성하게 했다.
음향상태가 고르지않아 가끔씩 노래가 끊기고 대사가 안들리는 점은 거슬렸지만, 지나간 삶을 회상하며 인생을 이야기하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언뜻언뜻 가슴이 찡해지는 것으로 보상을 받을만 하다.
2월23일까지 호암아트홀. (02)766-8551
[김형중 기자 h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