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회] 98년부터 핫이슈 부상…18일 첫 보도자료 배포
기사입력 2000년 01월 21일 13시 20분
98년 투타 최고스타였던 현대 정민태와 해태 양준혁은 그해 겨울에 나란히 무릎을 꺾었다. 일본진출을 선언했던 정민태가 구단과 벅찬 싸움끝에 발목을 잡혔고, 트레이드에 반발했던 양준혁은 초라하게 고개를 숙였다.
두 스타의 좌절은 뜻밖에 두얼굴의 결실을 낳았다. 출범 17년만에 FA제도가 도입됐고, 선수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창구에 대한 갈증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술자리 푸념에 머물던 선수단체 결성 문제는 최근 2년간 수면위로 떠오른 핫이슈.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때 정규시즌 시상식을 위해 모인 스타들이 먼저 격론을 벌였다가 흐지부지. 곧이어 한일 슈퍼게임때 각팀 주전들이 열흘 넘게 한솥밥을 먹으면서 구체적이고 꾸준한 토의에 들어갔다.
앞장선 것은 양준혁. 선수협의회 틀을 제공한 기획단의 구성이 양준혁을 연결고리로 이루어졌다. 선수들의 반응은 뜨겁고 빨랐다. 지난 18일 최초로 각 언론매체에 선수회 출범에 대한 보도자료를 돌릴 당시, 이미 선수회는 각팀에 빠짐없이 주축 선수를 심고 참여를 약속받은 상태였다.
기획단의 정체를 철저하게 숨겼고, 단체 기획부터 공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이 성공 포인트. 선수단체 시도가 `차근차근한' 출발과정에서 사전 구단측의 와해공격을 허용하고 이탈자를 냈던 과거의 실패가 타산지석이 됐다.
실제 각팀 대표급 선수들도 한두명밖에 만나보지 못한 기획단의 실체가 모호한데다 KBO와의 정면충돌에 슬슬 부담을 느끼는 선수도 생긴다. 창립총회를 계기로 `기획단 주도'에서 `선수 주도'로 제대로된 모양새를 갖추겠다고 선언한 선수들의 이후 움직임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승민 기자 cjminni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