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삼성은 지금 '고객제일주의' 체질개선중
기사입력 2000년 01월 21일 13시 20분
삼성이 체질개선을 하는 것일까.
겨울훈련이 한창인 경산 볼파크에 들어서면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공터 왼쪽은 차량이 빽빽한데 반해 오른쪽은 듬성듬성 빈자리가 눈에 띈다. 그런데도 자가용을 몰고온 직원이나 선수들은 핸들을 왼쪽으로 틀어 빈자리를 찾는다.
넉넉한 주차구역을 마다하는 이유는 단순한다. 오른쪽 주차장은 방문객 전용. 쉽게 주차를 하면 기분이 좋을테고, 삼성에 대한 호감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의도에서 올해부터 오른쪽 주차장은 방문객들에게 배려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감독을 시작으로 단장 사장 등 수뇌부가 모두 교체되는 풍랑을 겪었다. 보신주의가 팽배했던 삼성으로서는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고 김재하단장은 취임과 동시에 고객제일주의와 현장업무를 올해의 중점과제로 설정했다.
방문객 전용주차장 이외에 초행길 손님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건물 외벽에 `볼파크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대형플래카드를 내건 것도 일종의 고객서비스. 또 현장에서 업무가 이뤄지는 스카우트들에게는 출퇴근 개념을 없앴다.
체질개선의 조짐은 코칭스태프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삼성은 김성근 2군감독, 백인천 타격인스트럭터, 계형철 투수코치 등 김용희감독에 비해 나이많은 지도자들이 많아 일부에선 젊은 코치들의 줄서기를 걱정했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적어도 당분간 접어둬도 좋을 듯싶다.
코치들은 최근 단장이나 사장과의 개인면담을 금하자고 다짐했다. 고민이 있으면 감독과 상의하고, 고위관계자들과의 만남은 감독으로 한정지었다. 줄서기를 막기 위한 자정결의인 셈이다.
작지만 큰 변화를 예고하는 조짐인 것만은 틀림없다.
[경산＝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