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오늘 창립총회
기사입력 2000년 01월 21일 02시 22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정면 충돌한다.
KBO는 20일 오전 8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3차 이사회를 통해 프로야구선수협의회에 참여하는 선수들에 대해 강력제재 등 초강경 대응책을 밝혔고, 프로야구선수협의회도 예정대로 21일 오후7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 체리홀에서 창립총회를 강행한다고 맞섰다.
특히 박용오 KBO총재가 이사회 결정을 발표하면서 "선수협의회가 결성되면 프로야구를 그만두겠다"고 폭탄선언, 선수협의회와의 갈등은 극한 대립 양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선수협의회도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프로야구는 KBO총재 개인의 것이 아니며, 총재는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KBO 이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대부분의 구단들이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단체조직 결성은 시기상조"라면서 "그동안 선수들의 권익보호와 처우개선을 위해 각종 규정과 제도 등을 개정, `해외진출 허용'과 `FA제도'를 도입했다"고 강변했다. 아울러 "20일 이후 선수협의회 활동에 계속 참여하는 선수는 재계약을 포기할 것이며, 재계약된 선수라도 일체의 야구활동을 금지시키는 등 강력 제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선수협의회는 "일방적으로 체결되고 있는 구단과 선수들의 계약 불공정 등 KBO 규약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진정으로 선수들의 권익을 옹호하고 상호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친목단체로 출범하는 것"이라고 선수협의회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프로야구선수에게는 근로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노동조합의 형식이 될 수 없다는 것.
이번에 선수협의회가 구성되면 85년 최동원과 96년 이상훈에 의해 두차례에 걸쳐 시도됐던 선수들의 모임체가 19년만에 결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한편 KBO이사회는 쌍방울 문제에 대해 쌍방울이 자체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하면 올 시즌은 7개 구단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오는 25일 급료가 지급되지 않을 경우 보름 후인 2월10일 선수들을 보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창세기자 ulsub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