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야구 마니아들 항의 전자우편-서명운동 등으로 구단 긴장
기사입력 2000년 01월 20일 14시 48분
`통신의 힘은 게시물의 숫자에 비례하고, 많은 게시물은 여론이라 불린다'.
프로야구에서도 `네티즌 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니우누리, 유니텔, 천리안, 하이텔 등 4대 PC통신과 인터넷 동호회, 구단 홈 페이지에 매일 수만여건의 글을 올리는 야구 팬들이 주인공. 이제 단순한 개인 의견을 밝히는 수준에서 벗어나 논쟁을 벌이고 심지어는 조직적인 서명 운동까지 벌이는 `힘'이 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일이 지난해말 하이텔 야구동호회가 실시한 선수노조 지지 서명운동. 일주일만에 500여건에 찬성 의견이 떠, 구단들을 긴장케 했다. 또 최근에는 메이저리그 투수 존 로커의 인종 차별 발언에 대해 나우누리 메이저리그 동호회가 애틀랜타 구단에 공식 항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구단이나 선수 팬클럽을 중심으로 한 네티즌들의 집단 행동도 늘어나고 있다. 직접 모임을 갖고 MT를 가기도 한다. 구단에서도 이제는 하나의 `보조 단체'로 정의, 각종 행사에 참석시키고 따로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사이버공간에서는 LG와 두산, 삼성, 현대 등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팬클럽을 가지고 있고, 이들은 상대 팬클럽과 맹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도 있다. 특정 선수나 구단을 인신공격 하기도 하고, 뜬금없는 소문을 퍼뜨려 팬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 과거 PC통신에 `며칠 어디에서 여자와 함께 다니는 것을 목격했다'는 식의 루머로 곤혹을 치렀던 LG 김재현은 "며칠동안 빗발치는 전화로 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전동희 기자 cance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