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연극 '미란다' 이후 알몸연기 잇따라
기사입력 2000년 01월 20일 14시 32분
94년 공연된 극단 포스트의 `미란다'는 존 파울즈 원작의 `콜렉터'를 각색한 작품으로 마지막 8분간 팬티만 걸친 남자주인공이 알몸의 여자를 희롱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상업적 흥행을 노린 저질 연극' `예술을 사법적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제작자는 사회풍속법 위반으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한차례 홍역을 겪었지만 `미란다' 사건 이후 어찌됐건 `벗는 연극'은 대학로의 한 계보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벗는 연극'은 IMF이후 연극계에 불어닥친 전반적인 불황의 파도속에서 기세가 한풀 꺾인다. 99년 `미란다'의 제작자가 무대에 올린 `로리타'는 17세 여고생이 알몸연기를 펼쳐 청소년보호위원회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았지만 사회적인 반향은 예전만큼 크지 않았다.
그러나 성이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연극에서도 성은 계속해서 다뤄질 것이다. `미란다'에 이어 나온 `누들누들', 홍대앞 시어터제로에서 공연중인 `내게 거짓말을 해봐'(장정일 원작, 하재봉 연출) 등이 이 흐름을 잇는 최근의 작품들이다.
[김형중 기자 h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