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세계예술의 음란시비 사례
기사입력 2000년 01월 20일 14시 32분
"살인은 범죄지만 그것을 찍어 `뉴스위크'에 실으면 퓰리처상을 탄다. 섹스는 합법적이지만 그것을 촬영해 잡지에 실으면 감옥에 간다. 도대체 어떤게 더 나쁜 짓인가?"
영화 속에서 미국의 포르노잡지 `허슬러'의 사장 래리 플린트가 정부에 항변하는 말이다.
이처럼 `외설이냐 예술이냐'의 논쟁은 예술 그 자체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됐다.
지금은 당치도 않을 법한 검열의 사례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에 팬티를 입히다.
1501년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덮었던 베일이 벗겨졌을 때 관람객들은 야유를 보내며 돌을 던져 팔을 부러뜨렸다. 1939년에서 69년까지 캘리포니아에서는 페니스부위가 나뭇잎으로 가려진 채 공개됐다.
또 1558년에 시스틴 성당에서 공개된 미켈란젤로의 프레스코화 `최후의 심판'은 종교계로부터 "벌거벗은 사람들을 그리다니 성당보다는 목욕탕에 더 맞는 그림"이라며 격렬한 비난을 산 끝에 `최소한의 옷'이 입혀지기도 했다. 1933년 뉴욕재판소는 미켈란젤로의 일부 작품이 `음란'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밀로의 비너스'도 음란물이다?
1853년 독일 만하임에선 `밀로의 비너스'가 벌거벗었다는 이유로 기소당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후 이 조각상은 `자유의 비너스 여신상'으로 개명되기도 했으며, 유두에 `반창고'가 붙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셰익스피어는 `영국판 장정일'?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영국에서 가장 많이 가위질당한 작품 중의 하나다. 엘리자베스 1세가 `리차드왕'의 몇 구절을 `손본'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까지 그의 작품은 뭉텅뭉텅 잘려져 `누더기'가 되곤 했다. `추잡하고 음란하다'는 이유였다.
▲부부가 같은 침대를 쓰면 안된다?
지난 1920년대에서 40년대까지 지켜진 미국 영화제작규범에서는 `임신부의 출산장면, 알몸연기, 흑@백인간 섹스' 등 비교적 강도높은 것 뿐 아니라 `기차 폭발, 심한 키스, 금고털이, 가슴노출, 허벅지 노출'등의 묘사를 금해놓았다. 영화 `플레전트빌'에서 묘사됐듯 부부가 같은 침대를 쓰는 것 역시 보여져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이형석 기자 evol909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