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특차 합격생 인터넷 채팅방서 선배-동료 상견례 유행
기사입력 2000년 01월 20일 14시 12분
"신입생들 모니터앞으로 집합!"
2000학번 예비 신입생들 사이에 인터넷 채팅방을 통한 `대학 정보 미리 알기'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 대부분 대학들이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특차합격자는 이미 발표가 된 상태.
이들 특차 합격생들이 입학 전에 자기가 진학할 예정인 학교, 학과에 대해 사전 정보를 얻기 위해 채팅방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인터넷 채팅방에 방을 만들고 자기가 합격한 학교의 선배들이나 함께 특차에 합격한 예비 동기생들을 만나고 있다.
이들은 `XX대학교 신방과 새내기입니다. 선배님들 들어오세요' `사랑스런 예비 후배가 자문을 구합니다. 도와주세요" 등 애교섞인 채팅방 제목을 붙여놓고 선배들과 가상공간에서 상견례를 하고 있다.
때로는 재학생 선배들이 채팅방을 만들고 예비 후배들을 초청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2학년으로 진학할 예정인 1학년 재학생들이 "`아그'들아, 나는 YY대학교 경영학과 선배다. 학교, 과에 대해 궁금한 것 있으면 어서들 오너라"며 신입생을 처음으로 맞는 기분에 몸달아 있다는 것.
N세대 예비 대학생들의 질문 종류도 다양하다.
"동아리는 어떤 것이 유명한가요?" "어떤 동아리를 들면 대학생활에 도움이 되나요?"처럼 학교 내부사정을 궁금해하는 `검색형'이 있는가하면 "학점을 잘 받으려면?" "제일 유명한 교수님은?" 등 학구파도 있다.
때로는 "학교 앞에서 가장 분위기있는 카페는?" "미팅상대는 어느 학교가 좋은가?" 등 플레이보이형도 있다.
숙명여대 특차합격생 김아람양(19．정보과학부 입학예정)은 "현재 숙대 국제어학교육센터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어 함께 입학할 친구들을 몇명 안다"며 "학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 인터넷 대화방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예비 신입생들이 채팅방에서 재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대학생들만의 은어도 배우게 된다.
과에 적응하지 못하고 밖으로 도는 학생을 뜻하는 `아웃사이더', F학점을 뜻하는 `권총' 등의 표현을 미리 알게 된다는 것.
하지만 재학생들 사이에는 채팅방을 통한 `대학 미리알기'에 대해 아쉬워하는 의견도 있다.
선후배들이 술자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상견례를 하던 문화가 사라져간다는 것.
중앙대 한병규군(26．동물자원과학부 3년)은 "선후배가 사이버세계에서 미리 만나는 것도 좋지만 과방을 찾아온 예비후배와 함께 얼굴을 맞대고 막걸리 한잔 나누던 문화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강남경 명예기자．숙명여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