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심은하 '오직 미술 공부' 순수한 유학 강조
기사입력 2000년 01월 20일 01시 25분
심은하 유학은 은퇴일까. 그리고 왜 전성기때 돈과 명예가 보장된 스타자리를 물리고 유학을 떠나는 걸까.
전화통화에서 심은하의 어머니는 딸이 랭귀지코스를 1년간 밟은 후 `한 3년' 공부할 것이라고 했다. 또 유학기간동안 오로지 공부에 전념시킬 뿐 한국에 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 최소 4년.
72년생 심은하는 우리 나이로 스물아홉. 네살 위인 최진실 이승연도 한창 활동중이지만, 그래도 연기자로서 여자 나이 스물아홉이면 피크다. 4년동안 한국에 못 온다면, 그 공백으로 보아 명실상부한 은퇴다.
심은하의 최근 활동은 더더욱 눈부셨다.
재작년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탔고, 작년 연말엔 SBS TV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청춘의 덫'으로 대상을 탔다. 그리고 얼마전 영화 `텔미 썸딩'으로 흥행성공도 했고, 최근 `인터뷰' 촬영도 끝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와 TV를 평정한 이정도 스타면 시나리오와 드라마극본이 수십개는 쌓였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왜 가는 걸까?
`미국가서 결혼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심은하측은 `아니다'며 잘라 답했다. 어머니는 연예생활 그만 두고 `빨리 시집보내고 싶다'고 했지만 그때마다 `딸의 맘에 드는 사람이 생겨야지요'하고 말했다. 이번에도 `맘에 둔 사람은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즉 유학 자체가 목적이란 것이다. 고등학교부터 심은하는 탤런트가 안 됐으면 미대를 가고싶어할 만큼 미술을 좋아했고, 최근 연기활동중에 붓글씨도 배웠다고 한다.
지난 5년간 수차례 심은하를 인터뷰하면서 `여가를 어떻게 보내냐'는 질문에 심은하는 영어회화 공부하고, 서예도 조금씩 배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것이 유학 준비과정이있던 셈이다.
이 말을 따르자면, 심은하의 도미 목적은 정확히 `유학'.
한편 그동안 기자들의 불만을 샀던 `인터뷰 기피'도 이번 유학과 연관된 거 아니냐는 설도 나돈다. 심은하는 말을 잘 안해서 그렇지, 말문 트이면 솔직한 성격. 때문에 괜히 인터뷰했다가 계획만 탄로(?)나면 구설수에 오를 뿐, 백해무익하다는 계산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
이번 유학에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나돈 `헐리우드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설도 있다.
헐리우드에선 40대까지 여자연기자가 장수하고 영어실력만 갖추면 동양적 미모의 심은하는 헐리우드도 탐낼 `최적의 상품'이기 때문.
어쨌든 마이클 조던이 떠나 NBA 관객이 준 것 처럼 심은하의 유학은 연예계로서는 한쪽이 텅 비어보일 정도의 큰 손실. 그녀의 돌연 유학이 다소 의혹스럽기도 하고 팬들의 안타까움도 사고 있지만, 정점에 있을때 미련없이 떠나는 모습은 캡을 쓰고 손흔드는 마이클 조던처럼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이준형 기자 roc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