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이운재] '대표팀 거미손 바로 나'
기사입력 2000년 01월 19일 14시 15분
국가대표팀의 `라이벌 GK'인 이들은 지난해 9월 코리아컵서 주전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인데 이어 18일 시작된 뉴질랜드 전지훈련서 다시 주전 경쟁 2라운드에 들어갔다.
하지만 상황은 코리아컵대회 때와 영 딴판이다. 둘다 부상 후유증으로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지는 지난해 8월 왼쪽 무릎을 다친 후 독일서 수술을 받는 등 3개월간의 재활기간을 거쳤다. 꾸준한 재활 훈련 덕분에 11월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었지만 아직 완전한 몸상태는 아니다. 현재 상태는 정상 컨디션의 90% 정도.
지난 1월6일 상무에 입대한 신병 이운재도 입대전 훈련을 중단, 운동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축구화를 신지 않은 이운재는 몸무게가 4㎏나 불었다. 움직임도 둔하고 경기 감각도 떨어졌다는 게 김현태 GK코치의 설명.
하지만 일단 대표팀에 합류한 이상 이들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이들은 뉴질랜드에 도착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헬스장으로 달려가 몸풀기에 돌입했고 방에서도 공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일단 23일 뉴질랜드 대표팀과의 1차 평가전에는 김병지를 선발로 내세운다는 계획.
허감독은 "현재로선 최근까지 운동을 꾸준하게 해 온 김병지가 컨디션이 더 좋다"면서 "하지만 이운재의 몸상태가 좋아지는 대로 원점부터 다시 체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감독은 뉴질랜드 평가전을 통해 오는 2월 미국서 벌어지는 골드컵대회 주전 GK를 낙점한다는 구상이어서 이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서태원 기자 waki＠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