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기아 '몸풀기 덩크' 연패 탈출 비법
기사입력 2000년 01월 19일 14시 15분
흔히 연패에 빠진 팀은 그 선수들 표정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으레 풀이 죽어 있고 우울해 보이기 마련이다. 말수도 적고 웃음은 찾아 볼 수 없다.
하지만 9연패의 최대위기를 맞은 기아는 그렇지않았다. 18일 여수에서 벌어진 기아－골드뱅크전. 경기전 몸을 푸는 기아 선수들은 마치 연승이라도 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희희닥거리기까지 했다. 또 저머니 김동언 권종오 등은 번갈아가며 슬램덩크를 펑펑 날렸다. 덩크와 거리가 멀던 와센버그도 연신 림에 매달렸다. 파이팅이 넘쳤다. 원정구장이었지만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어디가 홈팀인지 모를 정도였다.
기아의 이같은 오버액션은 기선 제압과 함께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였다. 기아 박수교 감독은 연패에 빠진 선수들이 자칫 `해도 안된다'는 패배감에 젖을까봐 우려했다. 그래서 연패중에도 외박을 허용하고 선수들끼리 웃고 지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신경을 썼다. 평소보다 더욱 활기찬 워밍업도 비슷한 맥락.
경기 중에도 기아 벤치에서는 "디펜스"를 외치는 함성이 쏟아져 나왔고 멋진 플레이에는 박수가 넘쳤다.
이날 기아는 10점차 완승을 거두며 길고 긴 연패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슬플 땐 화장을 해요'라는 한 대중가요의 노래말은 기아에게 꼭 들어맞는 표현인 것 같다.
[김종석 기자 js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