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원] 현대 '연봉 3400만원 깎겠다' 자존심 발끈
기사입력 2000년 01월 19일 13시 00분
지난해 최고연봉인 현대 정명원(36)이 구단의 대폭삭감 방침에 강하게 반발, 일대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는 최근 정명원과의 연봉협상에서 지난해 1억5400만원에서 3400만원 깎인 1억2천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봉 1억원대 선수에게 3000만원 이상의 삭감은 유례가 없는 일로 이에 대해 정명원은 "치욕적인 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정명원이 구단에 요구하고 있는 금액은 1400만원 깎인 1억4000만원.
그러나 1억2000만원을 책정한 구단의 방침은 확고하다.
연봉협상 실무자인 전성길 운영차장은 "구단에서 매긴 정명원의 고과점수는 400점이다. 정명원의 연봉에 걸맞는 점수는 900점으로 사실 더 깎아야 하지만 그동안의 팀공헌도와 올시즌 활약을 기대한다는 면에서 이같은 금액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억2000만원은 구단의 마지노선으로 한푼도 더 올려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시즌 마무리와 선발, 중간을 오가며 5승4패 7세이브, 4.06의 성적에 그친 정명원은 "지난해 고과점수만 따진다면 할말이 없다. 하지만 한해 못했다고 3000만원 이상 내려치면 10년 동안 뛴 땀의 대가는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지난 89년 입단해 국내 투수중 대표적인 `소방수'로 활약해온 정명원은 98시즌 방어율왕(1.86)에 오르기도 했으나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냈다.
정명원은 아직 극단적인 방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내달 1일 출발하는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도 정상적으로 참가할 예정.
하지만 자존심만은 기필코 지키고 말겠다는 태도여서 `삭감폭'을 둘러싼 정명원과 구단의 힘겨루기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김대호 기자 daiho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