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균감독] 죽을고비 세번넘긴 '코트 인동초'
기사입력 2000년 01월 18일 15시 03분
`코트의 인동초'.
여자배구 한국도로공사 신일균 감독(41).
신감독은 경기때마다 다혈질적인 몸동작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그러나 사실은 "승리보다 봉사, 사랑"을 강조하는 `천사표 감독'이다.
신감독의 이러한 소신은 세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긴 그의 인생과 무관하지 않다.
78년 특전사에서 공수교육을 받다가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죽을 뻔했다.
84년에는 중앙선을 넘어 돌진한 미군 트럭에 받혀 6개월간 병상에서 죽음과 끈질긴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얼굴을 50바늘이나 꿰맸고 정밀검사 결과 신경 파열로 의학상 불구판정까지 받았지만 기적적으로 재활에 성공해 `6백만불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90년 쿠웨이트 카지마 클럽 감독 재임 당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또 한번 위기를 맞았지만 사우디로 극적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신감독은 목숨이 오락가락했던 세번의 위기보다는 97년 도로공사 배구팀이 33연패에 빠져 해체위기에 몰렸을 때 더 가슴을 졸였다고 한다.
신감독과 선수들은 당시 피나는 훈련과 설득으로 팀을 회생시켰다.
"이제부터는 덤으로 사는 인생입니다. 베풀며 살아야죠".
도로공사 배구팀은 지난 11일 회사직원 권오철씨의 딸 희선양(3)이 백혈병으로 투병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치료비에 보태달라며 승리수당으로 받은 160만원을 기탁했다.
[김정호 기자 azur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