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L광고] 이방형 상무 '20살은 뻔한 광고론 안먹혀'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49분
베일에 쌓인 여고생 임은경을 모델로 내세우며 화제의 중심에 선 SK텔레콤의 TTL 광고 5탄이 이번주중 선보일 예정이다.
호주 바닷가에서 촬영해왔다. 심해에서 떠오른 잠수복. 시간의 때가 잔뜩 끼어있다. 모델은 잠수복을 뚫고 세상에 나온다.
과거를 깨고 자유를 찾아나선다는 이미지 광고. 신비적 분위기는 여전하다.
최근 TTL 광고만큼 화제가 된 게 없다. 베일 속의 모델을 기용했다는 화제성과 함께 마케팅 측면에서도 `대성공'을 기록했다.
TTL 열풍의 주인공은 SK텔레콤 이방형 상무(46). TTL 브랜드의 책임 마케터다.
그는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TTL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독특한 티저광고를 준비했다. 호기심을 먼저 유발시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시키자는 전략이었다.
광고는 모호했고 `스무살의 TTL'만 인구에 회자됐다. 정교하게 짜여진 `각본'에 따른 것이었다.
"스무살인 대학생 그룹을 다양하게 만나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무살'은 답이 뻔한 광고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어냈지요. 고심 끝에 `스무살'을 반영하되 트렌드를 창출해낼 수 있는 광고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무슨 광고인지 알수 없게 할 것' `메시지를 던지지 말 것' `보는 사람이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둘 것' 등이었다.
"`스무살'은 모델과 자신을 동일시했을 겁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 그러나 불완전함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사는 나이가 `스무살' 아닙니까."
그는 모델전략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무명의 모델을 기용할 것' `모델을 숨겨둘 것' 등등.
`애매한' 이미지 광고는 대성공이었다.
한국광고주협회 170여개 회원사는 지난해말 그를 `99 최고의 마케터'로 선정했다.
[이승호 기자 letitb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