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첫 덩크슛 서장훈 '팬이 원한다면 언제든…'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20분
◇16일 SK－신세기전 4쿼터 5분46초.
골밑으로 쇄도하던 SK 서장훈이 존스의 패스를 받아 통렬한 원핸드 덩크슛을 내리꽂았다. 평소 같으면 살짝 레이업을 얹었을 장면에서 덩크가 연출되자 관중석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27게임만의 올시즌 1호 덩크. 9개를 시도해 8개를 성공한 지난시즌에 비하면 너무 늦게 터진 셈이다.
서장훈의 이날 묘기는 동료들의 으름장(?)에 못 이기는 척 터뜨린 덩크였다.
존스와 하니발은 연습때마다 "왜 골밑이 비었을때 덩크를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얘기했다. 몇게임이 지나도 서장훈이 꿈쩍도 안하자 이들은 "정 그렇게 나오면 앞으로 패스를 안 하겠다"며 약을 바짝 올렸다.
구단 인터넷홈페이지나 KBL(한국농구연맹) 팬게시판에도 "서장훈의 덩크를 보고 싶다"는 글은 단골메뉴다.
서장훈의 키는 국내외 선수를 통틀어 제일 큰 2@7.
매게임 25득점 10리바운드를 올리는 서장훈은 외국인센터와 1대1이 가능한 유일한 토종센터다. 팬들이 서장훈의 화끈한 덩크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은 마음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서장훈도 덩크를 하지않는 나름대로의 지론이 있다.
▲덩크든 레이업이든 점수는 2점 ▲외국인선수들이 덩크의 진수를 맘껏 보여주는데 굳이 나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지난시즌에 다친 오른발목이 100% 회복되지 않아 순간점프때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
그러나 서장훈도 덩크 하나에 쏠리는 관심이 대단하자 마음이 변한듯 하다.
"기회가 되면 안할 이유가 없잖아요."
[김미연 기자 ibiz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