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교-황유하감독] 연패탈출 충돌…얄궂은 운명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20분
기아 박수교 감독과 골드뱅크 황유하 감독은 아마농구 현대 1년 선후배 출신으로 유달리 친한 사이다. 잡기라면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비슷하고 두주불사형도 닮은꼴. 심심풀이 내기 골프로 하루에 54홀을 넘게 돈적도 있다.
코트 밖에서 호형호제하는 두 감독이 18일 여수에서 운명의 4차전을 치른다. 팀창단후 최다인 5연패를 일찌감치 돌파하고 시즌 최다타이인 9연패에 빠져 있는 기아. 골드뱅크 역시 4연승을 달리다 SK 현대에 잇따라 패하며 3연패로 급추락하고 있다. 17일 현재 12승16패의 기아가 6위이며 11승16패의 골드뱅크는 SBS와 공동 7위. 두팀의 승차는 불과 반게임. 플레이오프 커트라인인 6강을 넘나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코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더욱 절박한 쪽은 박수교 감독. 자신이 처음 지휘봉을 맡은 올시즌 팀이 최악의 위기에 부딪히면서 사면에서 `초가(楚歌)'가 울려퍼진다. 황유하 감독이 "이럴 때 기아와 맞붙는게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 지난시즌 황감독은 역시 현대 1년 선배인 동양 박광호 감독이 32연패에서 벗어나는데 제물이 된바 있다. 당시 공연한 오해를 사기도 했다.
박감독과 황감독은 17일 각각 여수에 내려가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숙소를 잡았다. 왕래가 잦았을 평소와는 달리 이날밤 도로에는 `바리케이드'가 처졌고 자욱한 전운만이 감돌았다.
[김종석 기자 js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