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정말 어떻게 하지' 가족 반대에 계속 갈등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04분
주니치에서 은퇴한 선동열(37)의 `결심'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지난 16일 나고야시내 민단(재일한국거류민단) 사무실에서 열린 재일교포 성년식에 초청 인사로 참석한 선동열은 밤새 잠을 자지 못한듯 얼굴이 퉁퉁 부어있었다.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그냥 쉬고 있다"며 애써 웃어보였지만 무거운 표정에는 깊은 고뇌의 흔적이 역력했다.
`결심 공개'의 시기에 대해서는 "20일 이후에나 알 것 같다"며 예정보다 지연될 가능성을 밝혔다.
당초 선동열은 "빠르면 가족회의를 여는 15일 결정날 수도 있다. 늦어도 20일 이전에는 공식으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었다.
부인 김현미씨와 부친 선판규씨의 반대. 뒤집어 말하면 선동열이 보스턴의 러브콜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아직까지 가족들로부터 동의를 받아내지 못했다는 점이 적잖은 부담.
또 보스턴과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협상을 해본뒤 한번 더 생각을 해보겠다는 `시간 벌기' 작전일 수도 있다.
선동열은 아직 입단 조건에 대해 보스턴의 구단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18일 일본에 오는 보스턴의 레이 포이테빈트 국제담당이사와의 협상이 메이저행 여부를 판가름할 열쇠.
1년 계약인지 2년 계약인지,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미국으로 간다면 가족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아직도 선동열이 스스로에 대해 확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js2000＠nur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