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천리안 무선 모형 동아리 `씨알씨(CRC)'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04분
피터팬이 된 듯 조그만 모형 자동차를 `갖고 노는' 어른들이 모였다.
천리안 무선 모형 동아리 `씨알씨(CRC)'.
무선으로 움직이는 모형 비행기, 자동차, 보트 등을 함께 만들고 연구하는 모임이다.
99년 11월 프라모델(움직이지 않는 모형) 동호회 `꿈동'에서 독립한 이후, 현재 회원은 700여명이다.
이들은 한달에 2번 정도 서울 여의도 공원, 경기도 이천 서킷(모형 자동차 경기장) 등에 모여 자동차를 몰아보고 주행요령 등 정보를 나눈다.
"어른이 아이들처럼 장난감 갖고 뭐하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형 자동차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짜 자동차 보다 더 섬세하죠."
더 빨리 더 힘차게 달리도록 자동차 하나 갖고 `조몰락 조몰락' 수십번도 더 뜯었다 붙였다 한단다.
바람, 노면 상태 등에 따라 타이어를 바꿔달고 엔진도 갈아줘야 한다.
또 가능한 자동차를 `요란하게' 만들려고 골머리를 짜낸다.
"`부릉부릉 윙' 오토바이 저리가라 할 정도로 요란한 모터 소리만 들으면 가슴이 뜁니다."
이들이 모형 자동차을 만드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부품이 대부분 수입품이라 비싸다는 것.
모형 자동차 한대당 가격은 30만원에서 100만원이며, 초고가품은 웬만한 자동차보다 더 비싸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부품교체 등 유지비로는 한달에 20만원 이상 든다.
회원 대부분이 모형 자동차에 미친 사람들이라 한달 내내 `몸 바쳐' 일해 용돈 대부분을 몽땅 쏟아붓는다고.
학부형 회원의 경우, 아이들에게 모형 자동차를 선물하려고 샀다가 정작 자신이 더 빠져든 경우가 많다.
회장 문석호씨(27)는 "모형 자동차야말로 세대를 뛰어넘어 누구나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이영주 기자 s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