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희암의 코트비전 1528
기사입력 2000년 01월 16일 23시 42분
현대는 이상민이 발목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고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현대에는 정진영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며 영입한 최명도가 있었다. 최명도는 고비마다 중장거리포를 적중시키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평소 삼성은 `수비농구'를, 현대는 `공격농구'를 추구했지만 이날 삼성은 이상민이 빠졌다는 계산 때문인지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농구는 속공을 제외한 어느 경우의 공격이라도 센터를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를 펼쳐야 득점성공률이 높아지는 법. 삼성은 초반부터 외곽슈터들이 슛을 남발하더니 심지어 싱글턴까지 중장거리슛을 난사한 탓에 경기의 주도권을 일찌감치 현대쪽으로 넘기고 말았다. 이같은 싱글턴의 `외도'는 주득점원인 문경은과 헌터가 슛찬스를 만들 수 있는 공간확보를 어렵게 했을 뿐만 아니라 공격루트까지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현대는 초반부터 `쌍돛대' 맥도웰과 홀을 십분 활용하며 제공권을 장악해나갔고, 수비리바운드에서 이어지는 벼락속공으로 외곽슈터들의 공격템포까지 조절했다. 이날따라 현대 외곽슈터들의 적중률이 높았던 것은 더블포스트가 든든하게 리바운드를 받쳤기에 가능했다.
후반들어 전열을 재정비한 삼성은 싱글턴을 빼고 박상관을 기용한데 이어 헌터를 통한 변칙적인 1대1 공격으로 점수차를 좁히긴 했지만 최명도에게 뼈아픈 장거리포를 얻어맞아 역전에 실패했다.
`제공권 장악'이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데 이어 이상민의 공백을 적절한 용병술로 타개한 현대 신선우 감독의 경기운영능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본지 해설위원．연세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