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선우감독 - 장문일감독 '사제대결'
기사입력 2000년 01월 16일 15시 20분
지난 8일 개봉된 화제의 한국영화 두편의 경쟁이 공교롭게도 스승과 제자의 대결구도가 돼 영화가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거짓말'의 장선우 감독과 `행복한 장의사'의 장문일 감독이 바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사제.
이번에 데뷔한 장문일 감독은 장선우 감독의 대표작중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연출부를 거쳐 `꽃잎'의 조감독을 지낸 장본인.
때문에 장선우 감독은 `거짓말'이 두차례의 등급보류 판정 등 우여곡절끝에 지난 8일로 개봉일을 잡자, 장문일 감독을 떠올리며 곤혼스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필이면 아끼는 후배의 데뷔작과 같은 날 맞닥뜨리게 되다니….'
더구나 `거짓말'이 개봉전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화제성면에서 `행복한 장의사'를 앞선다는 일반적인 예상이 나오자, 장선우 감독의 고민은 더했다.
그러나 장문일 감독 또한 `등급판정' 문제에 대한 선배의 고민을 동병상련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행복한 장의사'는 섹스나 폭력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걸쭉한 사투리가 문제가 돼 `18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음으로써, 기대했던 학생관객들에게 영화를 보여주지 못하게 된 것.
8일 개봉날 첫회가 상영됐던 오전 11시대에 장선우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 앞에 나타나지 않고, 서울의 씨네코아 극장으로 향했다. 장선우 감독은 거기서 장문일 감독의 첫작품 `행복한 장의사'를 관람하며 후배를 격려했다.
후배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행복한 장의사'의 관객 반응이 매우 좋았던 것.
실제로 `행복한 장의사'는 `거짓말'의 폭발력에는 못미쳤지만, 개봉주말 객석 점유율 80%를 넘어서는 등 순조로운 흥행을 기록중이다.
[안영준 기자 jun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