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정] 컬러 배제… 추억의 사랑 '흑백톤'으로 덧칠
기사입력 2000년 01월 16일 15시 20분
한국영화 30년만에 흑백필름으로 촬영되는 영화가 있다.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미라신코리아 제작)이 그것.
흑백영화는 1970년 김기덕 감독의 `무작정 상경'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긴 이후 30년만에 나오는 것.
하지만 `흑백영화'는 `옛날풍'이라기보다 오히려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만하다. CF계에서 화제가 된 TTL 광고, 진주의 `가니' 뮤직비디오 등이 모두 흑백톤으로 제작된 것.
외국에서는 흑백영화가 심심치않게 만들어지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아카데미상을 안겨준 `쉰들러 리스트'가 흑백영화였고,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의 `증오', 최근 수입된 일본 나카노 히로유키 감독의 영화 `사무라이 픽션' 등이 흑백영화다.
홍감독의 `오! 수정'은 코닥사의 흑백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홍감독은 미국 유학시절에도 자신의 방에 흑백TV를 갖다놓을 정도로 `흑백톤'에 대한 애착이 강해, 사실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할 때부터 흑백영화를 구상했다고 한다.
`오! 수정'은 현대 서울에서 살아가는 남녀의 사랑이야기인데, 홍감독은 아무래도 서울이란 도시의 화려한 컬러가 마음에 걸렸다고. 때문에 흑백톤이 인물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홍감독은 `강원도의 힘'에선 크랭크 인 당시만해도 일반에게 낯설었던 백종학과 오윤홍을 남녀주인공으로 기용했지만, 이번 작품에선 문성근 정보석 이은주 등 대중스타를 캐스팅한 만큼 흑백톤으로 `소격효과'를 준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