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백구코트에 부는 '풀네임 바람'
기사입력 2000년 01월 16일 14시 25분
"재한(헌)이 똑바로 해!".
경기대 이경석 감독이 목소리를 높이면 두 선수가 동시에 긴장한다.
김재헌과 박재한이 바로 그들.
두 선수가 당황하는 것을 보고 머쓱해진 이감독은 `다음에는 성까지 불러야지'하고 결심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여자부 LG정유의 경기를 취재하는 기자와 기록원에게 선수 이름을 `풀네임'으로 표시하는 건 불문율.
좌우 날개로 공격을 이끌고 있는 장윤희와 이윤희가 있기 때문이다.
득점상황을 기재할 때 `윤희'라고만 표시하면 누군지 분간할 수 없다.
LG정유에서는 이윤희를 아예 `이방'이라는 새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13일 한양대와 경기대전에는 이경수(한양대)와 신경수(경기대)의 `두 경수'가 대결을 벌였다.
`이쪽 경수가 득점하면 저쪽 경수도 한 방'.
한양대 주포 이경수가 강타를 성공하면 곧바로 경기대 센터 신경수는 속공으로 응수했다.
세계 최고 리베로(수비전문선수)인 상무 이 호와 한국전력 센터 유 호는 흔치 않은 외자 이름이 같아 배구인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게다가 유 호는 같은 팀의 유호석과 `유호' 부분이 겹쳐 이중으로 곤욕을 치룬다.
한편 이름에 관한 한 `자유로운' 사람도 있다.
여자배구 도로공사의 새내기 세터 김사니(도로공사)다.
`사니'는 `딸이 영원히 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이름이라고.
[여수＝김정호 기자 azur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