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뉴스] 김문환 '만화가와 스토리 작가와의 관계'
기사입력 2000년 01월 13일 14시 25분
일본은 우리와 달리 스토리작가의 힘과 권한이 막강하다고 한다. 한 작품에서 그림보다 스토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소년 낚시왕'으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야구치에 의하면, 일본에선 스토리작가의 의지에 따라 연재가 결정되거나, 심지어 만화가를 교체해 작품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실 노동의 양이나 시간, 일하는 사람의 수로 보면 만화가가 훨씬 우위에 있다. 그러나 만화에서 아이디어와 소재가 더 중요하다는 게 야구치의 설명이다.
국내에선 아직도 만화가가 스토리작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기성 스토리작가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대본소용 작품을 대량생산한다. 질보다 양에 치중하고, 그러면서 이름을 포기한다. 신인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이름을 밝히지 않을 때가 많다.
따라서 히트작이 드라마 등으로 제작될 때, 만화가와 스토리작가 사이에 송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만화는 기본적으로 '그림소설' 또는 '소설그림'이다. 우리 만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그림과 구분해 비평하는 풍토다 필요하다. 만화라면 그림작가만 떠올리는 독자들의 인식 전환도 절실하다.
스토리작가 역시 원고료에 급급해 자신의 명예를 저당잡히지 말아야 한다. 아이디어 개발, 자료 조사 등의 공부도 해야 한다. 그러면 지난 10년 동안 만화가의 그림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처럼, 스토리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영점프'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