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호부호형'전 이란?
기사입력 2000년 01월 13일 14시 18분
`동시대의 독립예술인들에게 보내는 연대의 메시지'.
이번 `호부호형'전을 기획한 큐레이터 최금수씨(33．서남 미술관)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이렇게 표현했다.
원래 이번 전시회는 지난 9월에 열린 독립예술제의 일환으로 기획돼 같은 시기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시장 대여 문제로 지난해 2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열려 세기말과 새천년 벽두를 장식하게 됐다.
지난 98년 첫걸음을 뗀 독립예술제는 주로 대중음악과 영화, 연극분야에서 활동하는 독립작가들이 모여 기획한 `독립예술인들의 축제'다. 홍대앞 클럽 등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들의 공연과 독립영화제, 실험적인 연극, 퍼포먼스 등이 독립예술제의 주요 프로그램이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미술계의 본격적인 참여가 이뤄졌다.
미술계의 경우 타장르에 비해 `독립'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작품 위주로 전시회를 기획했다. 즉 어느 전시회에서도 보기 어려운 도발적이고 급진적인 작품들을 선정, 작가들을 초청하게 됐다.
때문에 전시장은 `성'을 소재로한 파격적인 작품이나 색다른 소재를 이용한 작품, 우스꽝스럽거나 기괴한 이미지들로 이뤄진 작품들로 가득하다. 성기가 여과없이 노출되고, 피와 살의 섬뜩한 이미지가 등장하는가 하면, 대중문화의 낯익은 아이콘을 빌려온 팝아트작품도 있다. 관람객들은 `무섭다', `재미있다' 등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게 주최측의 말이다.
제목 `호부호형'전은 홍길동전에서 인용, `족보@계보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최금수씨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기존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타장르의 독립작가들과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02) 733-8945
[이형석 기자 evol909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