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주노명 베이커리'] 구수한 빵음내속 유쾌한 사랑이야기
기사입력 2000년 01월 12일 15시 08분
15일 개봉되는 `주노명 베이커리'(박헌수 감독－시네마서비스 제작)는 90년대 한국 로맨틱코미디 열풍의 시작으로 불리는 영화 `결혼 이야기'(92년)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사랑을 이야기하고,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주인공들은 갈등을 겪다가 해피엔드를 맞는다.
영화의 주인공은 4명.
최민수와 황신혜가 부부고, 여균동과 이미연이 부부다. 영화는 여균동과 황신혜가 만나게 되고, 최민수와 이미연이 교감을 하면서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지만 나중엔 제자리로 돌아간다.
`스와핑(부부교환)'처럼 보일 수 있는 소재이지만, 이를 자극적으로 다루지않고 결혼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있을 법한 감정의 변화를 잔잔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신세대 관객들의 자극적인 감성보다는 다분히 `결혼 이야기'를 좋아했던 세대들의 감성에 맞는 영화다.
두 부부간에 얽힌 실타래가 풀리면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도 급작스럽고 황당한 방법을 쓰지않고, 노년의 부부에 얽힌 `훈훈한 에피소드'를 이용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최민수가 `결혼 이야기' 이후 오랜만에 선보인 코믹연기가 초반부엔 다소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이내 적응된다. 어깨 힘을 뺀 최민수의 연기변신이 반갑다.
이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은 미학적인 세트속에서 탐스럽게 구워지는 빵이다. 빵과 사랑의 속성을 연결해 영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재미있다.
`주노명 베이커리'는 불륜을 다룬 것같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 유쾌한 사랑영화이다.(서울, 명보, 중앙, 씨티 등)
[안영준 기자 jun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