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 체인지업 무장…화려한 비상 꿈꾼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12일 13시 19분
"이제 빠른 볼은 아끼겠다".
두산 투수 박명환(23)이 피칭 스타일을 완전히 바꾼다.
두산이 역대 고졸신인중 최고액인 3억원을 주고 데려온 박명환의 트레이드마크는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직구였다.
심지어 슬라이더조차 시속 140㎞에 육박, 어지간한 다른 투수의 직구와 맞먹는 빠르기를 보였다.
그러나 박명환은 올해부터 빠른 공보다는 리드미컬한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들고 나올 작정이다.
박명환이 직구에서 체인지업으로 대변신을 꾀하는 것은 부상을 막기 위한 것.
박명환은 바로 그 빠른 볼 때문에 지난 시즌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시즌 초반부터 어깨에 저미는 듯한 통증이 발생, 한 시즌을 거의 `개점 휴업' 상태로 지냈다.
박명환은 자신은 물론 팀에게도 큰 타격을 줬던 어깨 통증의 원인을 지난 연말 미국에서 찾아냈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주치의이자 어깨통증 클리닉의 세계적 권위자인 페디가나 박사로부터 "힘을 100% 쏟아붓는 빠른 볼이 통증의 원인"이란 진단을 받았다.
"세게만 던지면 타자들이 못 칠 것"이란 박명환의 고정관념은 그 순간 깨졌다.
14일부터 시작되는 팀훈련에 대비해 지난 11일부터 잠실구장에 나가고 있는 박명환은 요즘 서클체인지업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동안 강공 일변도였다면 올시즌부터는 강@약을 적절히 섞어 타자의 리듬을 빼앗는 두뇌피칭을 보여 주겠다"는 것이 박명환의 다짐.
특히 또하나의 선발축인 이경필이 팔꿈치 수술로 올시즌 출전이 불투명해 박명환으로선 더욱더 부상을 피해야할 형편이다.
지난 시즌 두산의 절망이었던 박명환이 피칭 스타일을 바꾼 올시즌엔 두산의 희망으로 과연 떠오를까?
[송철웅 기자 simb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