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식지않는 산타나 '50대 열정'
기사입력 2000년 01월 11일 15시 29분
다음달 23일 열릴 예정인 제42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주요 10개 부문의 수상후보자로 지명된 카를로스 산타나(52)는 어떤 사람일까.
그것도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등 그래미상의 알짜중 알짜로 꼽히는 부문의 수상후보로 오른 사람이 20대나 30대가 아닌 50대의 늙은 뮤지션이란 사실이 무엇보다 놀랍다. 10대의 보이밴드거나 20대의 솔로 가수가 아니고선 설자리가 없는 국내 가요계의 현실을 생각하면 경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산타나는 이외에도 작년 6월 발표한 앨범 `슈퍼내추럴'의 수록곡 `엘 파롤(El Farol)'로 최우수 연주곡 작곡, 수록곡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와 수록곡 `스무스'로 최우수 팝합작 보컬, `엘 파롤'로 최우수 팝연주 실연, `마리아 마리아'로 최우수 팝 가창, 최우수 록 앨범, `더 콜링'으로 최우수 록 연주, `픗 유어 라이츠 온'으로 최우수 록 그룹 가창상의 수상후보로 지명됐다.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수상후보로 만든 곡은 1999년 연말부터 올초까지 12주간 빌보드 팝 싱글 차트의 정상을 지킨 싱글 `스무스'.
미국음반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매년 2월 시상하는 그래미상이 국내 방송사들이나 신문사들이 시상하는 연말 가요상들과 다른 점은 미디어와는 전혀 상관없이 아카데미의 회원들이 투표로 선정한다는 점. 가수 작사 작곡가 편곡가 연주가 음반사 직원 등 미국 음반업계 종사자들이 주 회원들이며 이들은 상업성보다는 음악성 위주로 수상자를 골라 투표한다.
카를로스 산타나는 1947년 7월 20일 멕시코 할리스코주 아우틀란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드바딥 카를로스 산타나. 9세 때 클라리넷을 처음 배우기 시작해 바이올린으로 바꿨다. 기타연주는 14세 때 시작했다.
15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해 고교를 졸업한 이후 직업적인 연주활동을 시작했고 1969년 그룹 산타나의 리더로 우드스탁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전혀 무명이었던 산타나는 이 페스티벌에서 라틴과 아프리카 리듬을 도입시킨 록 악기 편성과 열정적인 연주로 단번에 세계적인 그룹으로 부상했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끝난 직후 발표한 데뷔 앨범 `산타나'를 비롯해 `아브락사스' `문플라워' `샹고' `아바나 문' 등 발표하는 음반마다 명반으로 꼽힐만큼 산타나는 세계 최고의 퓨전 록 밴드로 꼽혔다.
카를로스 산타나가 음악적으로 남다른 점은 라틴계의 록 뮤지션이면서도 재즈 뮤지션이나 후배 록 뮤지션, 심지어는 R&B나 힙합 가수들과 함께 뒤섞여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퓨전 능력에 있다.
화제의 앨범 `슈퍼내추럴'도 예외는 아니다. 데이브 매튜스 밴드와의 합작곡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를 비롯해 록 보컬리스트 롭 토마스가 노래를 담당한 `스무스', 세계 최고의 록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에릭 클랩턴과의 합작 `더 콜링' 등의 실험작들을 담았다.
그외에 여가수 로린 힐과 실로가 노래를 담당한 `두 유 라이크 더 웨이', R&B계의 대부 와이클레프 장과의 합작 `마리아 마리아', 심지어는 모던 록계의 스타 이글 아이 체리와의 합작 `위싱 잇 워즈' 등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음악인들과의 새로운 퓨전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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