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람바다 박광덕의 '이코노믹 클래스' 공포증
기사입력 2000년 01월 11일 14시 58분
"한마디로 `이코노믹 고문'입니다."
몸이 큰 씨름 선수에게 있어 비행기의 이코노믹 클래스는 전기고문 의자보다 무섭다.
런던 밀레니엄 돔서 열리는 `한국의 날'(15, 16일)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비행기에 오르는 `람바다' 박광덕(158㎏．LG투자증권)이 이코노믹클래스 공포에 떨고 있다. 가슴두께가 50㎝를 육박해 의자에 앉으면 가슴이 앞좌석에 닿아 숨도 쉬기 힘들기 때문이다.
몸이 압축된 상태에서 13시간동안 앉아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박광덕의 판단. 박광덕은 이에 내내 복도를 서성거리거나 아예 맨 뒤에 서서 갈 작정이다. 운이 좋아 승객이 적다면 승무원의 양해를 구해 2개의 빈자리를 찾아 가운데 손잡이를 올리고 앉는다는 작전도 세웠다.
"누가 될 지는 몰라도 제 옆사람이 더 안됐어요. 저 때문에 여행길에 큰 불편을 겪을텐데 벌써부터 미안해지네요."
67개국에 생중계되는 이번 행사를 앞두고 각 씨름단은 당초 김영현(LG투자증권) 이태현(현대중공업) 황규연(삼익캐피탈) 등 간판 선수들을 보낼 예정이었지만 한국씨름연맹에서 제공하는 비행기 좌석이 이코노믹클래스라는 소식에 참가자 명단을 수정했다.
팀의 대들보가 행여 불편한 좌석 때문에 몸을 망쳐 2월 5, 6일 대구설날장사씨름대회서 부진할까 우려한 까닭이다.
[정경희 기자 gumnur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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