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비전문 방송인의 실수담
기사입력 2000년 01월 11일 14시 58분
요즘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 비전문 방송인들을 만나게 된다.
IMF 이전까지만 해도 기자, 예술가, 각종 전문가들이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IMF 이후에는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아나운서를 비롯한 방송국 내부 인력을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다시 방송국 사정이 조금 풀렸는지 비전문 방송인들의 출연이 잦아졌다. 비전문 방송인이 출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방송의 신뢰도를 높이고,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방송에 대해서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적당히 실수도 하고, 전문 방송인으로서는 넘을 수 없는 수위(?)의 발언도 나올 수 있어 프로그램을 살아있게 만든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방송국에서 전문적으로 방송에 관한 것을 터득하지 못한 아마추어이다보니 방송 중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많이 벌어진다. 생방송을 주로 담당하는 섭외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들의 스케줄 챙기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항상 `펑크'에 대해 노심초사해야 하는데 아침 생방송의 경우에는 그 걱정으로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신들의 본업이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방송 전날 술이라도 먹으면 아예 담당작가나 작가들에게 모닝콜을 부탁하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80년대부터 연예기자로 활동하다가 최근 출판 쪽으로 전업한 H씨의 경우, 전날 마신 술 때문에 황당한 방송 사고를 냈다.
몇 년 전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각종 연예가 소식을 전했는데, 하루는 전날 마신 술로 인해 속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화장실을 갔다올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결국 생방송에 들어가게 됐는데, 다시 속이 안좋아졌다고 한다.
결국 생방송 중에 사고(?)를 치고 말았는데 트림을 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는 밀폐된 스튜디오 안을 암모니아 가스로 진동케 했다.
난데없는 화생방 훈련을 하게 된 여자 DJ가 냄새를 참을 수 없어 스튜디오 밖으로 뛰쳐나갔고, 진행자의 몫을 준비된 음악으로 대체하는 방송사고를 내고 말았다는 것. 그런데 H씨 본인은 너무나 미안해 스튜디오 안에서 꼼짝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영화 기획자로 방송에 출연한 L씨는 심야프로그램에 출연, DJ를 대신해 30분 동안 단독으로 방송을 진행했던 아찔했던 경험을 지니고 있다. 탤런트 K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번에는 탤런트 K씨의 속이 사고(?)를 내고 말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K씨가 화장실로 달려간 사이, 영화계 소식에 대한 멘트, 노래 한 곡, 노래 제목 소개, 다시 멘트, 다시 노래로 이어지는 30분간을 혼자 진행하며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