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박은수 '중학생 열기구-경비행기 횡단 '숨은 주인공''
기사입력 2000년 01월 10일 12시 57분
정초 한반도 창공을 경비행기와 열기구로 횡단한 청소년들의 모험 성공 뒷편에는 `숨은 주인공'이 있었다.
지난 1일 `혼성 열기구-초경량 항공기 밀레니엄 첫 비행'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이 행사의 본부장을 맡았던 박은수씨(37·해양소년단 항공연맹 사무국장)는 울컥 치밀어오르는 눈물을 꾹 참아야 했다.
위험한 모험을 성공적으로 끝낸 4명의 중학생들이 대견한데다 2개월여의 준비기간 동안 잠못이뤘던 기나긴 여정이 마무리됐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만반의 준비를 했더라도 처음 시도되는 모험인 탓에 성공만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보다 더욱 신경이 쓰였던 것은 이 모험에 기꺼이 나선 4명의 `어린 영웅'들이 `자칫 부상이라도 입으면 어떻게 할까'라는 걱정이었다.
박씨는 "(홍)승기와 (전)지영이, (김)소은이와 (김)병윤이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그동안 행사를 진행하면서 무수한 어려움에 부딪쳤지만 주위의 애정어린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모험을 추진하면서 특히 힘들었던 부분은 예산확보 문제.
지원을 기대했던 많은 업체들이 `실패에 대한 우려' 때문에 스폰서를 포기했다.
다행히 동양화재보험을 비롯해 특수조종복을 제작해준 성심에이프와 열기구를 무료로 빌려준 현대성우리조트, 협찬금을 지원한 성일컴퓨텍 등의 지원이 밑거름이 됐다.
비행의 큰 걸림돌이었던 인허가 문제도 행사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한 국방부와 건교부, 수방사, 서울시, 공군작전사령부 등 관계기관의 지원으로 쉽사리 풀렸다.
"이번 행사가 새천년을 맞아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모험정신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면 더 바랄게 없어요."
지난 86년 대학졸업과 함께 해양소년단 항공연맹 교관으로 항공레포츠계에 뛰어든 박씨는 지도자 자격증만 6개를 보유한 독보적인 항공레포츠인.
이 방면에 미쳐 여지껏 노총각으로 지냈지만, 올해안에 "꼭 결혼하겠다"는 게 그의 작은 바람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