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월드] 게임기로도 쓸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 출시
기사입력 2000년 01월 09일 16시 19분
카메라로 게임을 즐긴다.
얼핏 말이 안되는 얘기 같다. 하지만 최근 게임기로도 쓸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들이 선보이면서 사용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카메라들로는 DC260, DC265 등 코닥사의 제품들과 역시 코닥의 OEM 제품들, 그리고 아그파 제품들을 꼽을 수 있다. 아직은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만큼 다른 메이커들에서도 게임 기능을 채택한 카메라들을 조만간 대거 시판할 전망이다.
카메라로 즐길 수 있는 있는 게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여러 조각으로 흐트러뜨려 놓았다가 이를 짜맞추는 '조각그림 맞추기', 사진을 한장 더 복사해서 약간 변형한 뒤 원래의 사진과 비교하는 '숨은 그림 찾기' 등이다.
카메라용 게임의 특징은 메이커가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용자가 만든 것이라는 점. 카메라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스크립팅 기능을 이용해 게임을 만들거나 아니면 이미 남이 만들어 놓은 게임을 구해 카메라로 전송하면 된다.
아직은 카메라용 게임이 그리 많지 않으나 코닥사에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활성화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머지 않아 다양한 게임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용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제품에 포함된 스크립팅 툴을 컴퓨터에 설치한 뒤 스크립트를 짜면 된다. 초보자가 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작업이지만 베이직 정도의 프로그래밍 경험자라면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다. 물론 게임을 직접 만들기가 싫다면 인터넷 관련 사이트에서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전송받아 사용해도 된다.
스크립트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물론 게임만은 아니다. 국내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인 '디지카' 사이트에 가면 카메라를 거리계로 만들어주는 스크립트도 올려져 있는데 이를 사용하면 피사체와의 거리를 cm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밖에도 노출을 여러 단계로 바꿔 가면서 자동으로 연속 촬영해 주는 스크립트, 사진을 찍을 때마다 문장이나 그림을 자동으로 사진에 삽입시켜 주는 스크립트, 필름에 해당하는 메모리 카드의 용량에 따라 사진의 해상도를 자동으로 결정해 주는 스크립트 등으로 꽤 다양한 편이다.
디지카 운영자 한우건씨(35)는 "아직 국내에서는 카메라의 스크립트 기능이 그다지 활용되지 않고 있지 않지만 게임 등 재미난 스크립트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붐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pc@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