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진통제 맞고 출전 20점-4스틸
기사입력 2000년 01월 09일 15시 21분
삼보 플레잉코치 허 재는 SK전 하루전인 7일 원주서 서울로 올라와 한 통증클리닉을 찾았다.
허 재가 이곳에서 받은 치료란 것은 `진통제 주사'를 맞는 일.
허 재는 오른쪽 종아리 부위 6곳에 주사바늘을 꽂았다.
파열된 종아리 근육을 단기간에 완치시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
진통제로 잠시 아픔을 달래는 방법 외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다.
허 재는 8일 원주 홈에서 9연승을 달리던 단독선두 SK를 맞아 가공할 `진통제 투혼'을 발휘했다.
3쿼터서 잠시 벤치로 물러난 것을 제외하고는 풀타임에 가까운 38분을 뛰며 20득점과 상대의 기를 꺾는 스틸 4개 등으로 89대81, 완승을 이끌어내는 `이변'을 낳았다.
최종규 감독은 경기전 1쿼터 정도만 뛰라고 주문했으나, 허 재는 3쿼터서도 1분38초만에 다시 벤치를 박차고 코트로 달려나가는 파이팅을 보였다.
허 재는 4쿼터 종료 3분19초전 레이업슛과 2분14초전 자유투 2방 등으로 각각 점수차를 10점씩으로 벌려놓는 쐐기탄을 터뜨려 SK의 최다연승 신기록(12연승)꿈을 산산조각 내놓았다.
이제 35세,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농구제왕'의 투혼이다.
[이백일 기자 maveric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