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도로공사 첫승 '화려한 개통식'
기사입력 2000년 01월 08일 02시 09분
도로공사 신인 김사니와 최정화가 `올리고 때리며' 팀에 첫승을 안겼다.
한국도로공사는 7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아산배 슈퍼리그 2000에서 흥국생명을 3대2로 꺾고 첫승을 올렸다. 흥국생명은 2패.
고교 최대어로 지난해 말 입단한 김사니(18．1m80)와 최정화(18．1m78)는 실업 데뷔전에서 더블세터로 토스와 공격을 주고 받으며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도로공사의 김미진(1m82)과 어연순(1m78) 등 선배들도 블로킹을 포함, 각각 22점과 17점을 올리며 막내들의 신고식을 축하했다.
이날 양팀의 경기는 `코트의 신사' 흥국생명 이 임 감독과 `흥분맨' 신일균 감독의 벤치싸움, 사물놀이패를 앞세운 권색 점퍼 차림의 도로공사 아저씨 부대와 신세대 가요로 흥을 돋운 흥국생명 보험설계사 아줌마 부대의 응원대결도 치열했던 한판.
한양대와 인하대와의 경기도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손석범(2m2) 이경수(2m) 등 대표선수를 보유한 대학 최강 한양대는 3대2로 역전승, 지난해 10월 대학연맹전 예선전에서 졌던 악몽에서 힘겹게 깨어났다.
손석범은 3세트에서 왼쪽 발목을 다쳤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8점을 올리는 등 32점을 기록해 대학 최고거포임을 입증했다.
[부산＝김정호 기자 azure＠sportschosun.com]
[도로공사－흥국생명]
도로공사가 1,2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3,4세트에서 잇단 범실로 세트스코어 2－2.
도로공사는 5세트에서 8－1까지 앞섰지만 흥국생명 양숙경의 연속득점에 10-7까지 쫓겼다.
이때 도로공사 최정화가 좋은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박미경이 공격 두방으로 2점을 보태 결국 15－8로 도로공사가 승리.
[한양대－인하대]
2000슈퍼리그의 네번째 풀세트 접전.
첫 세트를 25－19로 따낸 한양대는 2,3세트를 거푸 내준 뒤 4세트에서 단신 세터 손장훈(1m83)이 연속 3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는 활약으로 25－14로 승리, 역전승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양대는 5세트에서 손석범, 백승헌, 이영택 등 졸업반 트리오의 강타와 블로킹으로 인하대의 돌풍을 잠재웠다.
[김사니와 최정화]
고교 최대어 김사니와 최정화가 7일 화려하게 실업무대에 데뷔했다.
주니어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도 있는 이들이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줄곧 맞수였다.
중앙여고 졸업예정인 김사니는 3억, 강릉여고 졸업반 최정화는 2억의 계약금을 받고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세터는 물론 공격수로도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두 선수는 여자 실업배구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주역.
최정화는 "세터와 공격수 둘다 마음에 들지만 공격쪽에 더 마음이 끌린다"고 말하는 반면 최연소 국가대표 세터인 김사니는 세터로 자리를 굳힐 전망.
사니라는 이름은 `영원히 살라'는 뜻으로 아버지가 지어주었다고.
○…도로공사 김미진 김사니 최정화가 색색으로 머리를 염색해 눈길.
김미진은 오렌지색, 김사니가 빨간색, 최정화가 노란색으로 각각 색깔을 입혔다.
이들의 염색은 개성도 살리고 스타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신일균 감독의 권유에 따른 것.
슈퍼리그 시작 10일전쯤 주장 박미경이 직접 미장원에 데리고가 염색을 하도록 했다고.
○…단신세터 한양대 손장훈(1@83)이 뛰어난 블로킹 실력을 과시.
경기대전 4세트에서 연속 3개의 블로킹 총 4개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기록에 잡히지 않은 블로킹을 감안하면 장신센터 못지 않은 블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손장훈은 팔이 유난히 길어 팔을 뻗었을 때 동료선수 백승헌(1@98)과 높이가 같을 정도다.
올 2월 경북사대부고 졸업예정으로 대학 새내기인 손장훈은 99년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유스선수권대회 우승멤버로 MVP와 세터상을 휩쓴 기대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