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우] 안종복 단장 허탈… 또 허탈
기사입력 2000년 01월 07일 14시 23분
부산 대우 축구단의 독자적인 생존을 위해 지난 6개월간 입술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닌 안종복단장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말았다.
안단장은 지난해 7월 모기업인 대우가 부도위기를 맞으면서 축구단의 진로도 불투명해지자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과 유상부 프로축구연맹회장, 최창신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 등 각계 인사들을 찾아다니며 지원을 호소했다. 매각만은 막아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대안으로 스폰서를 구해 독립법인화하거나 부산 시민구단으로 새출발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했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고 결국 부산 축구단은 주택은행에 매각됐다.
그가 겪었을 마음고생은 최근 한달여간 잠행(潛行)을 계속해온 사실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서울 남대문로 5가 대우빌딩내의 축구단 사무실에는 오전중에 잠깐 들렀다가 외출하기 일쑤였고 외출시 자신의 소재를 알리지 않아 구단직원들도 그가 어디서 무슨일을 하고다니는지 모를 정도였다.
이는 안단장이 지난해 12월 중순 핸드폰을 분실한 후 아예 핸드폰을 정지시켜놓은 결과이기도 하다. 안단장은 당시 언론사와 축구인들로부터 "부산 축구단이 어떻게 되는거냐"는 문의를 하루에도 수십차례씩 받았고, 채권단이 모든 것을 쥐고있는 상황에서 특별히 답변할 수 있는 입장이 못되자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핸드폰도 정지시키고 잠행을 해왔다는 것.
안단장은 주택은행의 인수방침이 알려진 7일에도 연락이 되지않았다. 안단장은 부산 대우의 주무부터 시작해 단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하지만 대우그룹의 해체와 함께 그도 비운을 맞게됐다. 그는 최근 술잔을 기울일 때마다 "축구단이 매각돼 물러나게 되면 고향인 속초에서 횟집이나 차릴 계획"이라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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