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세빈] KBS 새 드라마서 신데렐라 이미지로 컴백

기사입력 2000년 01월 06일 14시 53분


웃는 모습과 무표정한 모습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 배우도 드물다.

마치 데뷔할 때의 심은하처럼 웃을때는 아기처럼 천진난만해 보이다가, 미소만 싹 빼면 싸늘한 냉기마저 도는 요녀다.

"맞아요. 귀신역을 해도 어울린대요."

명세빈(24).

작년 여름 SBS TV `고스트'에서 1인 3역중 `귀신'역도 했는데, 당시 학교친구들로부터 `너 귀신도 어울리더라'는 말까지 들었다. 친구들의 좀 농섞인 우스개더라도 뜨거움과 차가움을 공유했다는 증거라 이 `배우의 복'이 명세빈은 즐겁다.

그러나 그래도 명세빈의 대표적 이미지는 데뷔드라마 제목처럼 `순수'(98년 KBS). 성명학에서 태어날때 이름이 그사람의 운명을 가른다는데, 이 데뷔작이 아직까진 명세빈의 연기운명을 점지은다.

작년 여름 `고스트' 이래 4개월의 정적을 깨고 컴백한 KBS 2TV 미니시리즈 `나는 그녀가 좋다'(극본 한준영, 연출 전산)가 그녀의 `순수'를 또한번 일깨우는 작품.

3일부터 방송된 `나는 그녀가…'에서 명세빈은 `신데렐라'에다, `콩쥐'다.

"흔하다구요? 하지만 여자배우라면 영원히 좋아하고 맡고 싶어하는 역할일테니까 지켜봐주세요."

캐릭터가 작년초 드라마 `종이학'과 비슷하다. 신데렐라답게(?) 가난하고 예쁘고, 나중 아버지가 밝혀지지만 우선은 편모슬하의 소녀가장 정경란 역. 그러나 어둡지 않고 대학 신방과를 졸업해 리조트회사를 다니며 바르게 산다. 이 회사서 자신을 일편단심 짝사랑하는 스키닦는 청년 안재환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콩쥐라면 역시 빠지지 않은 팥쥐가 있게 마련. 이재은이 배다른 자매인 팥쥐역 최승미를 맡아 일과 사랑에 거칠게 도전해온다.

우연의 일치인지, `종이학'에서의 엄마 양금석이 이 드라마에서도 엄마. 그때 이영하가 엄마가 사별한 생부였는데 이번에도 또 엄마를 배신한 아빠다.

"드림팀이 조직된 것 같아 너무 편해요. 두분이 징그럽다고 할지라도 이제 `엄마 아빠'라고 불러야겠어요."

작년 여름 `고스트'가 너무 무거웠다면 이번 `나는 그녀가…'는 재미있고 경쾌한 순정만화같은 드라마라 섭외에 응했다고. 영화 `남자의 향기' `북경반점' 드라마 `종이학' `고스트'를 연달아 하다보니 몸이 상해 한 4개월여 쉬었다.

그동안 학교(동덕여대 의상학과) 졸업작품전에만 매달렸다.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가진 작품전에 브라와 팬티가 훤히 비치는 첨단 `사이버드레스'를 내놓아 심사위원 루비나의 찬사도 들었다.

"올해요? 연기 더해서 성숙해져야지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순한 것보단 차갑고 냉정한 악녀같은 역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최근 영화 `러브 레터'를 봤는데, 나카야마 미호가 그렇게 예뻐보였고, 일생에 `그정도 사랑'은 해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준형 기자 roc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