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 황신혜와 함께 SBS'사랑의 전설' 캐스팅
기사입력 2000년 01월 04일 14시 56분
"남들 다 들뜰때 전 오히려 갈아앉는 편이에요. TV보면서 차분히 새해를 맞았어요."
20세기를 끝내는 지난달 31일밤 광화문에 30만명이 뛰쳐나오고, 뉴욕 타임즈광장에선 미국시민이 CNN을 통해 약혼발표를 하고, 밀레니엄 카운트다운속에서 에펠탑이 불탈때 이승연은 집에서 조용히 있었다고 했다.
다 튈때 안튀는게 오히려 튀는거라지만, 이승연은 그런 유치한 반동이 아니라 `그냥 생리적으로 싫다'고 했다. 큰 일이나 계기가 있을땐 거꾸로 심호흡 한번 하고 머리를 비운다고도 한다.
그러나 내심 이승연은 이 순간 생각하고 있었다. 해를 넘긴 새해라는 시점 이상으로 2000년이 이승연에게 남다른 의미의 해이기 때문이다. 98년엔 불미스런 사고가 있었고 99년엔 `그 일' 때문에 컴백의 우여곡절이 있어 2000년이 명실상부한 제2의 연기인생을 찾는 `원년'이다.
우선 작년 늦가을부터 시작했긴 했지만, KBS 2TV 주말극 `사랑하세요?'에 힘을 쏟고 오는 3월부터 SBS TV 24부작 `사랑의 전설'을 통해 `잃어버린 1년반'을 되찾을 각오다.
`사랑하세요?'는 이 드라마 제목을 질문삼아 이승연이 `김민종에 대한 애정확인'에 `예스'라고 확답한 각별한 뜻의 작품. 98년 `웨딩드레스' 이후 두번째 커플작이긴 하더라도, 작년 가을 민감했던 연기재개 시기에 애정 구설수의 위험부담을 정면으로 감수했다. 그것도 상대역으로.
요즘 극중 연인관계인 이승연 김민종의 향방이 시청자들에게 관심사다. 이승연 김민종이 온갖 장애를 넘어서 `사랑의 골인'을 하느냐, 아니면 추상미의 `슛 블록'이 성공하느냐 하는 점.
그런데 드라마밖에선 두가지 반응들. `사랑했던 사람 사랑한' 이승연이 무슨 죄인가, `배신'이 유행하는 사회에 드라마마저 그래선 안된다는 시청자들 한켠의 얘기. 원래 의도였고, `실제상황'대로 이승연 김민종이 자연스럽게 맺어지게 하라는 주문이다. 또하나는 `추상미 멋있다', 극중에서도 고향커플이고 실제로도 연인사이인 김민종．이승연이 그대로 짝을 맺는 건 `너무 싱겁다', 또 `추상미의 노력이 가상치 않느냐'는 일리있는 논조도 있다. 어쨌든 요즘 제작진의 최대 부담.
3월부터 방송되는 SBS TV `사랑의 전설'은 이승연 개인에게도 2000년 야심작. 황신혜와는 98년 MBC `신데렐라' 이래 두번째 공연인데, 작품 선택의 이유가 `신혜언니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 때문이라고. 또 `마지막 전쟁'을 쓴 박예랑 작가가 또래이고 `말 통하고 필이 오는' 작가라 "아직 촬영도 안하는데 흥분된다"고 말한다.
자신과 같은 386세대가 주인공 모델이고, `신혜언니'가 연적인 것도 매력. 또 연기데뷔이후 실제완 달리 의외로 안 맡았던 자기주장 강한 자신만만한 여변호사역이라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준형 기자 roc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