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신혼 브레이크'에 걸릴까
기사입력 2000년 01월 03일 15시 05분
`신혼 브레이크'가 걸릴 것인가?
`천재 타자' 이치로(27·오릭스)의 새천년 기록행진 여부에 일본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년말 8세 연상인 전 TBS 아나운서 유미코와 결혼한 이치로는 올해 퍼시픽리그 7년 연속 타격왕을 넘보고 있다.
7시즌 동안의 정상 군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드문 일.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속한 내셔널리그에서는 로저스 혼스비의 6시즌, 아메리칸리그에서는 1920년대 타이 콥의 9시즌이 최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대타자들의 `결혼 1년차'는 어땠을까.
올시즌 다이에를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던 `홈런왕' 왕정치 감독은 이치로와 똑같은 26세때인 지난 66년 12월1일 웨딩마치를 울렸다.
같은해 129경기서 타율 3할1푼1리에 48홈런, 116타점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133경기서 타율 3할2푼6리, 47홈런, 108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왕정치 감독과 함께 당시 요미우리를 일본시리즈 9연패로 이끌며 `양웅(兩雄)'으로 군림했던 요미우리의 나가시마 감독도 큰 기복이 없었다.
결혼 날짜는 29세인 65년 1월26일. 전해인 64년 133경기서 타율 3할1푼4리, 31홈런, 90타점에 이어 65년 타율 3할에 17홈런, 80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이 줄어들긴 했지만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클러치 히터'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뽐냈다.
나가시마, 왕정치 감독에 버금가는 대스타로 이치로에게 조혼(早婚)을 충고했던 전 오릭스 코치 나카니시도 마찬가지.
세이부의 전신인 니시테쓰 시절인 56년 1월7일, 23세에 상투를 틀었다.
55년 타율 3할3푼2리, 35홈런에 이어 56년에는 3할2푼5리에 29홈런으로 니시테쓰를 3년 연속 정상으로 이끌었다.
구세대와 신세대 스타가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공존하는 일본.
이치로의 신기록 행진에도 `쉼표'가 없을 것으로 일본 팬들은 굳게 믿고 있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js2000＠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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