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찬] '실업 7년생 본때 보였죠'
기사입력 2000년 01월 03일 13시 17분
예상을 깨고 남자배구 최강 삼성화재를 무너뜨린 현대자동차 승리의 숨은 주역은 실업 7년생 박종찬(29．1m93).
블로킹을 주임무로 하는 방어형 센터이면서도 2일 개막전에서 고비때마다 공격을 성공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1세트 초반 4－2상황. 박종찬은 삼성화재 김규선의 스파이크를 호쾌한 블로킹으로 저지한 데 이어 속공성공과 연이어 신진식의 강타를 블로킹해내 단숨에 7－2로 앞서나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5세트 12－9에서도 김세진의 강타를 블로킹으로 잡아내 13점, 상대 블로킹을 뚫는 강타로 14점, 신진식의 왼쪽강타를 진창욱과 더블블로킹으로 막아내 연속 3득점하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개막전 명승부의 시작과 끝을 박종찬이 해낸 셈이다.
이날 경기에서 5개의 블로킹 성공과 함께 시도한 21회 공격중 15개를 적중(성공률 71%)시켜 팀에이스로도 손색이 없는 공격력을 보였다. 한 템포 빠른 속공을 집중 훈련한 게 위력을 발휘한 것.
박종찬은 득점을 올릴 때마다 벤치앞까지 뛰어가며 하이파이브를 연출해 팀동료의 사기를 높이는 `제2의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박종찬의 노련미와 여유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체력만큼은 나이를 타지 않는다는 게 박종찬의 자신감.
솔선수범형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팀주장 박종찬은 "어렵게 참가한 슈퍼리그에서 명문구단의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호 기자 azure＠sportschosun.com]